"나는 일찍부터 초록하는 공부를 가장 좋아하며, 직접 써서 편을 이룬 것이 수십 권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효과를 얻은게 많으니, 범범히 읽어 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초록(抄錄)이란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긴요한 것을 뽑아 기록하는 것이다. 책을 읽되, 범범히 읽어서는 내 것이 될 수 없다. 중요한 대목은 따로 뽑아 기록하거나 방점을 찍어 두고, 깨달음을 얻은 대목에서는 행간에 기록을 해두고, 의심나는 것은 따로 표시해 두었다가 훗날 스승이나 벗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읊픈 것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