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구절]
장 군이 용건을 마치고 나서 X선생과 작별을 하고 일어서는데 선생의 테이블 밑에 그가 끔찍이 사랑하는 매화에다 두루뭉수리처럼 웬 이불 한 채를 둘둘 감아 붙인 것을 발견하고 나는 분반지경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도대체 매화에다 저게 웬일이요?"하고 물었더니 X선생은 의연 무표정한 얼굴로, "엊그제 어느 친구가 이불 한 채를 보냈습디다. 덕분에 어제 같은 추위에도 매화를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었소."하면서 연신 추워서 삼십 초가 멀다 하고 두 손을 호호 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