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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근원수필

[도서] 새 근원수필

김용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그저 편하게 줄거리를 이어갈 애씀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 수필이라면, 그 으뜸으로 법정스님의 글을 권하고 싶다.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한 뒤로 출간된 책은 거의 다 갖고 있고, 틈나는 대로 다시 한 번 읽기를 수 차례 책장은 누렇게 변색되고, 많이 닳았다. 최근 열화당에서 나온 근원 김용준선생의 수필은 우연히 구입하게 되었는데, 간결한 문구며 독자의 가슴을 찌르는 필력이 다시금 맛나는 글을 찾았구나 하는 생각이다. 간혹 한자용어가 많이 나와 애먹을 줄 알았으나 해석이 붙여져 있어 색다른 경험을 했다. 간간이 들어있는 근원 선생의 스케치며 명장들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 읽는 사람의 흥을 돋구지 않았나 싶다. 청빈함과 예술을 사랑하고 호연지기가 있으며 때로는 괴팍스러운 일면까지 지닌 그의 예술혼이 살갗에 와 닿는 기분이다. 늦게나마 선생의 글을 접하게 된 것에 대해 열화당에 감사해야 할까. 한 번 읽고 치우는 글이 아니라 항상 손끝에 두고 애용할 만하다. 마음에 두고 있는 분께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장 군이 용건을 마치고 나서 X선생과 작별을 하고 일어서는데 선생의 테이블 밑에 그가 끔찍이 사랑하는 매화에다 두루뭉수리처럼 웬 이불 한 채를 둘둘 감아 붙인 것을 발견하고 나는 분반지경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도대체 매화에다 저게 웬일이요?"하고 물었더니 X선생은 의연 무표정한 얼굴로, "엊그제 어느 친구가 이불 한 채를 보냈습디다. 덕분에 어제 같은 추위에도 매화를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었소."하면서 연신 추워서 삼십 초가 멀다 하고 두 손을 호호 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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