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키워드를 선정하게 된 배경에는 8월 속초로 떠난 여행이 있다.
속초에서 나를 맞이해준 2가지는 숲휴게소라는 북스테이와 숙소 뒤로 펼쳐진 소나무 길이었다. 서울에서는 접하기 힘든 초록초록한 숲길을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고, 북스테이 1층 창가에 앉아 식물에 대한 책을 읽고 있자니, 서울에 있는 우리 집에도 식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평수에는 큰 식물 4개, 중간 식물 10여개, 작은 식물도 10여개 정도 두었을 때, 공기의 질이 좋을 뿐 아니라 집에 먼지가 쌓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 혹해 8월 생일을 맞아 집에 수십개의 식물들을 들여놓게 되었다. 처음에는 식물 종도 몰라 헷갈리던 아이들이 이젠 구별도 할 수 있고, 선물 준 친구들의 이름을 따 애칭도 만들어주었다.
한가지 당황했던 건, 내 예상과 달리 아이들의 물주는 시기와 통풍, 햇빛에 대한 필요 요소들이 다 다르다는 점. 그리고 이를 맞춰주지 않으면 금새 축 늘어지거나 줄어버렸다. 꼭 흙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물에서도 자라는 식물들이 있고, 그런 식물들일수록 빨리 자라 분갈이를 해주어야 했다.
또 한가지는 건강해보이는 몬스테라가 우리집에 도착하자마자 잎이 노래지니, 이건 또 왜그러나 마음 졸인적이 있었다. 그때 이 책을 찾아보았는데, 몬스테라는 잎이 찢어지는게 특징인데, 초기에는 그렇지 않고 동그란 잎이 나온다. 그러다가 찢어진 잎이 나기 시작하면 동그란 잎은 노래지면서 자동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얼마나 안심이 됐는지 모른다. 자식을 낳아보진 않았지만 자식이 아프면 이런 느낌일까 싶긴 하다.
확실히 집에 초록색이 존재하는 건 심적으로 안정되며 시각적으로 즐겁다. 그리고 식물을 관리하기 위해 집 내부의 공기순환이나 햇빛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며 나를 돌보는 효과까지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