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뭔가 대단한 책인가보다. 그런 생각으로 작가이력을 살펴봅니다...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란 글자가 보입니다.
왠지 아는 작가같은 친근함에...그래서 한껏 더 들뜬 기분으로!
그리고 혹시 노벨문학상이 주는 그 포스에 동화책도 어렵진 않을까 걱정되는 기분으로!
한장 한장 읽어봤습니다.
제목과 너무나 잘 어울러진 표지 그림.
얼마나 큰 바람에 휩싸일지 책을 펼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예상이 됩니다.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항상 살갑게 맞아주시던, 힘과 열정이 펄펄 넘치시던 할아버지였기에 주인공은 더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던 중에 마주한 풀 한가닥.
할아버지와 소년만 아는 그 작은 풀 한 조각덕분에 소년은 꼬마였던 예전 시간을 상기해봅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걷던 그 길.
자욱한 안개가 걷히고 나타났던 햇살.
사방을 빛내주던 그 햇살의 황금색 긴 머리칼.
강가에 비춘 해의 모습이 왠지 그 작은 풀 한조각을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할아버지와 소년은 둘 만아는 추억을 만듭니다.
이를테면 메뚜기를 잡아먹는....^^
그리고 이 즐거운 시간 후에 둘이 마주하는 건 표지에서 보여준 거대한 돌풍이었지요.
할아버지가 돌풍을 대하는 태도가 제 기준에선 좀 벗어납니다.
저라면 손주의 안전부터 챙기고 바람으로부터 숨을 곳을 찾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읽고 다시 또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할아버지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마도 삶의 방향이었나보다.
안개가 자욱하든 돌풍이 몰아치든 비바람이 내리치든 길을 보여주는 등대같은 존재.
그 빛만 따라가면 결코 가야할 길을 잃지 않을꺼라는 믿음을 주는 그런 존재.
"무슨 일이든 정신을 차려서 제대로 해야 한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자주 말씀하셨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를 돌아봅니다.
지금의 저는 제 아이에게, 제 남편에게 이런 존재일까요?
적어도 제 가족 안에선 어떤 어려움이 와도 단단한 기둥이 될 수 있는 그런 존재이고 싶다고 생각해봅니다.
<제이포럼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는 글입니다. 다림 출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