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가 일상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감사의 속뜻은 ‘겸손’이다.
(감사의 재발견, 15p)
연말 연기 대상 시상식 때 자주 듣는 단어가 있다. ‘잘 차려진 밥상’이라는 단어다. 대상을 받은 수상자가 쓰는 단어로, 지금의 내가 되기까진 뒤에서 노력했던, 뒷받침해줬던 수많은 스텝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혼자선 절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감사는 좋은 것을 긍정하게 하고, 그 좋은 것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출처를 파악하게 한다. 감사란 우리가 좋은 것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타인으로부터 온갖 크고 작은 선물을 받았음을 수긍하는 것이다. 감사한다고 부정적 생각이나 정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부정적 생각과 정서를 경험할 때 감사하면 감사는 그 맥락에 극적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의 성공을 타인의 공으로 돌릴 때 우리는 더 큰 책임 의식을 가질 수 있다.
감사는 우리 자신이 외부 요인, 타인의 수고 ‘덕분’ 임을 인정하는 행위다. 감사는 직업적 성공 같은 긍정적 경험이 우리 자신이 아닌 외부 요인, 구체적으로 타인의 수고 ‘덕분’ 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 다시 감사의 의미를 되짚어봐야 할 이유다. 해야 하고 의무가 되면 부작용이 생긴다. 감사가 의무가 되지 않고 강요가 되지 않을 때, 세상이 좀 더 이로운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 지금이 있기까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타인의 수고와 노력, 협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당신들의 ‘덕분’ 임을 깨달을 때야 감사가 일상이 되는 사회가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지난 2년 코로나로 겪은 침체기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책을 만났다. <<감사의 재발견>>은 2014년부터 그레이터 굿 사이언스 센터에서 ‘감사 과학과 실천의 확장’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연구 결과가 농축된 책이다. 센터는 감사가 심혈관계 건강에 미치는 유익, 연인 관계에서 차지하는 역할, 신경 과학 분야로 넘나드는 기념비적 결과를 공개한다. 이 책을 통해 개인과 가족, 이웃, 학교, 직장, 어쩌면 사회 곳곳에 감사가 일상이 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