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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지

[도서] 작렬지

옌롄커 저/문현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중국이라는 나라는 아직 많은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책에 대해서는 특히나 더 그런듯하다. 책을 선택할때 다양하게들 선택하지만 난 가끔 아무 생각없이 막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생길때가 있다. 이번이 딱 그때라는듯 정말 읽어보고 싶었다.

중국 작가중에 유일하게 알고 있는 작가가 옌롄커다. <물처럼 단단하게> 라는 책을 읽은 지는 5년이 넘은 듯하다. 그때당시 정말 획기적이면서도 쇼킹했다. 중국소설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옌롄커 작가의 대담함에 놀랐었다. 사상이 우리하고 좀 다른 나라에서 이런 소설이 괜찮을까하는 걱정도 했지만 그래도 출판이 되었으니까 나는 잘 읽으면 되었다. 한편 읽고 작가의 매력에 빠졌다. 이렇게 알게된 작가님의 다른 작품 작렬지를 처음 본순간 역시나 작가님의 특색이 묻어나는 표지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옌롄커 작가는 1958년 중국 허난성에서 태어났다. 다양한 활동을 했고 중국에서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세계 20개국 번역 출간되었다. 역시나 대한한 작가님이시다. 앞으로도 더욱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작렬지는 옌롄커가 직접 역사지리서의 편찬을 맡아 작성한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자례'라는 허구의 마을이 점차 대도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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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가거라. 지금 당장 나가서 각기 동서남북으로 걸어가. 돌아보지 말고 계속 가다가 무엇을 만나거든 허리를 굽혀 주워라. 그 물건이 평생 너희의 운명을 좌우할 게다." P28


쿵둥더가 감옥에 다녀와 자다 일어나 아들에게 말했다. 첫째 쿵밍광 동쪽, 둘째 쿵밍량 서쪽, 셋째 쿵밍야오 남쪽, 넷째 쿵밍후는 북쪽으로 갔다. 밍량이 왠수의 딸 주잉을 만났다.

큰형이 셋째와 넷째 동생을 데리고 인파속에서 걸어오는 얼굴에는 자신들이 가장 원하는 소망과 행운을 만난 듯 찬란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바로 그때, 쿵밍량은 불빛을 비추며 꽉 쥐고 있던 오른손을 폈다.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땀 때문에 쥐고 있던 물건이 축축했다. 네모반듯하고 길쭉한 인장석( 印章石)이었다. 하얀 종이에 싸인, 아직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주인 잃은 그것이 쿵밍량의 손에 들어와 그의 밝은 앞날을 암시했다. p35


이렇게 쿵씨 집안의 아들들이 어떻게 자례라는 곳을 시로 성장해 가는지를 그리는 소설이다. 여기에 왠수 집안인 주씨 집안의 주잉이 아버지의 왠수인 쿵씨 집안을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둘째인 쿵밍량과 결혼과 청징이라는 비서이면서 여인이 등장한다. 그리고 복수의 시작이 된다. 주잉이 어떻게 복수해 나가는지 자례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참 재미나다. 이들의 인생에서 아니 우리들의 인생에서 최고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제가 촌장이 되면 이렇게 뿌려댈 수 있을 만큼 각 가정에 돈이 넘쳐나도록 할 것입니다." P135

주잉의 짧은 연설과 돈뿌림은 역시 돈이 최고인듯하다. 이렇게 자례가 승격되면서 세상에 돈이 날아 다닌다. 어쩜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 이리 있을까? 정말 돈의 힘은 대단했다. 내가 돈이 많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정말일까? 그리고 여자란 힘이 있다. 여인을 이용해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역시 이쁘고 봐야하는 것인가? 여인천하인 주잉과 청징의 이야기도 참 흥미롭다. 여인 부대에서 참 중국작가 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돈으로 힘을 내서 주잉은 큰형 밍광을 이혼시키기도 했고 남편인 둘째는 돈으로 무릅꿇게 만든다. 거기에 세째인 쿵밍야오는 군에서 나와 자례의 대단한 군시설을 만들고 끝내는 둘째 밍량과 맞서게 된다. 누가 힘이 더 있는 것일까? 그리고 막내 쿵밍후는 높은 자리에 오르지만 내려놓고 가족을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 이런 모든 것들이 책력에 적어 있다하니 이들의 시작이 처음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데 사람의 운명은 정해진 것일까? 이 운명을 자기 것으로 잘 받아들이는 것은 자기의 몫인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회화나무꽃, 누릅나무꽃, 오동나무꽃 여러 사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연의 모든것들이 승격되고 기분좋고 흥겨울때는 만물이 모두 소생하듯 찬란했다. 거기에 반대일때는 모든 시계의 시간이 멈췄고 자연도 조용했고 숨도 못쉴정도로 쥐죽은듯했다. 흥함과 망함의 표현해서 항상 대조적인 글에 감탄을 했다. 표현이 이렇게 자유롭게 희망차고 색다랐다. 그 색다릅고 멋진 표현들은 책속에서 찾아 읽으면 참 재미날 것이다.


책속에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는 여러나라중에 가끔 한국인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번역작가의 번역이 아닌 옌롄커 작가님이 직접 썼을거라 생각하니 참 좋았다. 쿵밍야오를 너무 키운듯하다. 엉뚱했던 나라 사랑인가? 최고의 중국인 다운 정신인가? 쿵밍야오가 전쟁에 나가기위해 형의 부탁이었던 비행장과 역을 일주일만에 만들어주고 직할시가 되게하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모든 인민을 전쟁속으로 데려간다. '쿵밍야오 장군에게 인민을 사흘간 빌려준다' p640 참 대단한 나라 사랑이었다. 쿵밍야오의 나라사랑이 형인 쿵밍량의 시계를 멈추게 만들었다. 여기서 시계라는 표현이 참 색다르면서 멋졌다. 작가님의 관찰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덤에 울러 가야겠어요. 자례촌이 진이 되고 현, 시가 되고 또 직할시가 되면서 자례 사람들은 무덤에서 우는 풍습을 잊어버렸어요." p646

이렇게 처음에 우는 풍습을 잊고 살다가 마지막에 다시 우는 풍습을 써서 자례의 모습을 느끼게 만든다. 호화찬란했고 스펙타클했던 한 작은 마을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재미나게 그렸다. 그 성장과정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장을 시키면서 자꾸 무엇인가 어긋나게 되는 것 같다. 대단했던 작품 작렬지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쩜 이리 잘 쓸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쿵씨 사형제의 이야기가 참 재미났다. 여기에 같이한 여인, 가족이 합쳐지고 인민들이 들어가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오래 걸렸지만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다. 멋진책을 읽게 해준 작가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옮긴이와 출판사께도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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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랑뉨

    오~ 감히 썬뜻 손 댈수 없는 페이지의 책을 읽으셨네요. 중국은 문학에서도 대륙적인 느낌이 강한 걸까요? 아직 중국문학을 접해보지 않아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스케일이 참 방대한 것 같아요. bb

    2020.04.16 23:4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스케일 거대한 책이었어요.
    그렇게도 되지 않던 당첨이 된 건 아마도 앞전에 읽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탓.
    책을 끌어가는 황당무계한 전개가 압권였어요.

    2020.12.11 22:32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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