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어학연수할 떄 내가 물건을 사면서 sophisticated란 말을 썼는데 직원은 자신은 이 단어를 쓰지않는다면서 우습다고 했다. 그리고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schedule만 해도 영국은 셰듈이라고 읽고 미국은 스케쥴일아고. Loo와 toilet의 차이 등등)이라든가, 음식을 사먹으면서 이것과 저것을 같이 먹는데 좀 의아하게 쳐다봄을 당하다던다...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추리역사물을 보면서 거기에서 weekend나 supper/dinner의 이야기가 나와서, 아 아직도 글로벌한 이 세상에서 나라마다 영어의 차이와 계층간의 언어가 다름이 남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신청했다.
근데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난 원래 책 띠지에 출판사 책 소개하는거 보는거 무척 좋아하고, 찌라시나 이렇게 한 장의 책갈피 같이 책 소개하는 것도 버리지않고 꼭 간직하다가 다른 주문할떄 꼭 끼우는데 다른 책들도 너무나도 재미있게 생겼다.
(다음에 다른 책들, 컬러의 말이라든가..사봐야지)
그 근본의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참, 일단 내용으로 들어가기전에 책에 대해 더 말하자면, 이 번역자분 성함이 정은지님. 기억해놔야겠다. [ ] 로 묶어진 곳에 주석을 달아놨는데 어찌나 꼼꼼한지, 책읽다 궁금하면 구글하는 내 버릇에 정말 환상적으로 맞는 타입이신지라 더욱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Tom Jones 부분은 인용문만 보고는 기억이 안나서 예전 텍스트를 꺼내 읽다보니... 느글 긍정적 톰은 소피아를 그리워하고 (그러면서 다른 여자랑 침대에도 들어가....) 파트리지는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나..했더니 다시 읽어보니, 그냥 설로인이 무지하게 먹고싶었다는 것)
그리고 원서에는 어떻게 표기되었는지 병기되어 있어서 그것도 너무 좋았다,
나는 역사추리물을 좋아하는데, 그 작품들에선 고증을 위해선 의식주, 특히 이때까지는 주택이나 가구의 스타일 (빅토리안 스타일, 식민지 스타일 등)이나 의복에 중심을 많이 두어보았지만, culinary mystery (음식 미스테리)랑 결합되면서 그동안 모르는 음식이 많이 나와서 찾아보곤 했다. 최근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직구가 되면서 아가사 크리스티가 좋아하는 클로티드크림도 사먹어보고... 여하간, 그러한 것들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이 책은 정말 보물창고나 다름이 없다. 나에겐 그랬다(티에서 차먼저 우유먼저 등등이 은근히 중요한 나로서는 정말 알찬 지식이 많았다).
음식이 역사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음식을 잘 만들기 위해 실수를 기피하느라 역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솔직히 내 생각엔 나처럼 공복에 성격나빠지고 먹으면 성격좋아지는 스타일이 그리 적지않은터라 이 음식이 역사에 미친 영향도 역사책의 공백사이만큼을 채우면서 엄청났으리라 생각한다.
17장의 카테고리 (아침, 점심, 생선, 디저트, 크리스마스 만찬 등등) 에 걸쳐져 170여가지의 음식의 소개가 있다. 그 어원과 속담에 대한 이야기, 브랜드명, 음식들의 국적과 유명인과의 사례, 어쩌다 태어난 운명이라든가, 너무 맛있어서 작위까지 받거나, 음식으로 업적을 세탁한 사례등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투성이다. 난 예전 키쉬살인사건을 읽고 강남가서 키쉬 사먹었는데, 이것을 보면서 하나씩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먹는 낙으로 삼아도 정말 지루한 시간이 후딱 갈거라 생각한다. 요즘 하두 책을 읽다 사는게 시큰둥해졌는데, 여기 안의 이야기를 읽고 하나씩 먹어볼 생각이다. 다음에 그 요리를 앞에두고 이 요리 이름이 뭐뭐인데, 사실상 어디에서왔고 하면서 먹는자리의 재미를 더욱 북돋을 수도 있으리라.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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