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실재적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어떤 분류학자가 어떤 물고기 위로 걸어가다가 그 물고기를 집어들고 "물고기"라고 부른다해서 그 물고기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름이 있던 없든 물고기는 여전히 물고기인데....p.95
조류는 존재한다.
포유류는 존재한다.
양서류도 존재한다.
그러나, 꼭집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p. 236
과학적으로 좀 더 논리적인 일은 어류란 내내 우리의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류는 존재하지않는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않는다. 데이비드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던 그 생물의 범주, 그가 역경의 시간이 닥쳐올떄마다 의지했던 범주, 그가 명료히 보기위해 평생을 바쳤던 범주는 결코 단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p.242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생명의 전체조직'의 복잡다난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게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p.227
이 책은 과학기자이자 과학자의 딸인 룰루 밀러의 자서전적인 내용과 철학 - 부제처럼,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의 질서에 대한 이야기 - 와 그녀가 삶의 혼돈속에서 질서를 찾기위해 읽고 조사했던 분류학자이자 스탠포드 초기총장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전기로 이뤄져 있다.
이세상이나 너나 나나 중요하지않다...는 과학자인 아버지의 말이 저자의 근간을 이뤘지만, 거기에 복종할 수 없기에, 또 사랑하는 사람을 실수로 놓치고 계속 기다리는 절망과 상실 속에서 허탈할때 그녀는 전세계 물고기의 상당 부분을 분류한 분류학자 데이비드 조던에게 기대기 위해 그의 전기와 자료들을 읽는다. 하지만 그녀가 마주한 것은 뜻밖에도 혼돈속에 질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던 조던에 대한 실망스러운 부분, 게다가 모든 것을 콘트롤하는 (심지어 엘이이 대지진때 모든 자료를 잃었던) 조던의 분류가 틀린 점도 있었고, 물고기 자체의 범주가 었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드디어 아버지의 말과 조던으로부터 해방이 된다. 이름을 불러준 순간 의미가 되기도 하고, 이름이 주어지지않아도 여전히 존재한 것들이 있고. 이렇듯 하나의 선과 카테고리화를 하는 순간 그 이면의, 그 이후의 풍부한 의미들을 잃게 된다는 것을.
다소 지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