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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무늬 상자

[도서] 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폐허 속에서 오랜시간 잠들어 있던 누군가의 비밀을 품고 있는 상자가 발견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봉인된 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려 왔을 것 같은 붉은 무늬 상자.

과연 붉은 무늬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전해 주려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두려움과 호기심에 빨리 열어보고 싶어지네요.

붉은 무늬 상자가 품고 지켜온  그 시간 속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 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지음/ 특별한 서재 펴냄

저자인 김선영 작가는 2011년 [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외에도 [ 시간을 파는 상점2: 너를 위한 시간] [내일은 내일에게]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늘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는 소설을 쓰기를 바라며,  [시간을 파는 상점] 이후 10년의 시간을 두고  새로운 작품[붉은 무늬 상자]를 내 놓았습니다.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심한 아토피로 몸 고생,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김벼리.

그런 벼리의 모습에 맘 아파하는 벼리 엄마는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라면 전국 어디에라도 찾아 다니며 딸의 아토피를 호전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토피 관련 불러그 활동을 통해 이웃과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렇게 아토피에 좋다는 곳을 방방곡곡 찾아다니던 시기, 우연히 이다학교라는 곳을 알게 됩니다. 

이다학교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특화된 학교로  물좋고, 공기좋은 시골에 자리잡은 중학교입니다.

오랫동안 고생하던 아토피의 호전을 바라며   전학을 가기로 결심한 벼리와 벼리 엄마

그곳은 외떨어진 시골 마을이라는 특성상  초등 학교때부터 중학교에 이르기 까지 늘 같은 교실 같은 반으로  지내고 있는 그곳 마을의 토박이 학생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외지에서  아토피를 이유로 전학 오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보이지 않는 , 암묵적인 따돌림으로 자신들만의 오래되고 견고한 모둠을 유지하고 있고요.

만약 어느 누군가 모둠에 반기라도 드는 아이가 있다면 ,  그 아이는 언제라도 왕따와 괴롭힘의  표적이 될 수있는 상황은 불보듯 뻔한 일이 되어진지 오래입니다.  

그런 이유는 고립을 피하기 위해 그저 대세에 순응하고, 옳지 않은 일에도 빠지지 못하고 같이 동참 해야만 하는 불문율로 굳어져 버렸습니다.

전학생들은  그들 나름대로 또한 언제라도 떠날 뜨내기 취급을 당하는 상황에 익숙해지고,  그들 스스로 조차도 자신들은 이곳을 그저 잠시 스쳐가는 곳, 스쳐가는 학교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벼리도 그런 전학생중 하나입니다. 그야말로 어중간한 이방인의 처지 입니다.

어느날 엄마와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던 길. 엄마는 무심히 버려진 폐가를 발견합니다.

귀신이라도 나올 듯한 으스스한 분위기와 덧자란 풀들로 둘러쌓인 집.

벼리는 어서 그곳을 빠져 나오고만 싶은데, 엄마는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 집을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기고, 홀린듯 그 집을 사게 됩니다.

그렇다고 급하게 쓰러져가는 그집을 다 없애버리고, 다시 새로 짓는것도 아닙니다. 

그 집에 있는 모든 물건, 나무 하나하나에 애정을 녹여 시간을 들여 정리하고 , 그 집을 짓고 꾸미고, 삶을 일구어 갔을 전 주인들의 시간을 되집어 가는 애도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요.

그러다 무너진 석가래 아래 구석 진 곳에서 향나무로 짜 맞춘 붉은 무늬 상자를 발견합니다.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듯 세월의 흔적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고스라니 보관된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요.  그 속에는......

 


 

발견한 붉은 무늬 상자에 담겨있는 사연과  사건들은 지금 현재 우리의 곁에서 끝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왕따, 가스라이팅 등과  집단 괴롭힘 속에 스스로를 놓아 버리는 사건이 끝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집단이라는 무리의 이름으로 명확한 가해자도 없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도, 반성도, 변변한 사과도 , 심지어는 죄의식 조차 없습니다.

 

"너, 잠자리 시집보내기 놀이라는 거 알아? 태규를 보면서 그 놀이가 생각났어.

잠자리 꼬리를 자르고 그곳에 보릿대나 풀대를 넣어 날려 보내는 놀이야. 

그게 잠자리에게는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놀이 삼는 사람은 잠자리의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 그런 모습에 오히려 희열을 느끼거든. 

메뚜기를 잡아 강아지풀대에 꿸 때도 목에서 노란 진물이 흐르는데 그게 피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는 거지.

어렸을때 그런 놀이를 싫어한 나를 아이들은 이상한 눈으로 봤어." P-68

전학생 벼리와 마을 토박이 세나가 겪게된 사건은, 오래전 붉은 무늬 상자를 남겨둔 17살  소녀를 고통과 파괴로 이끌었던 모종의 사건과 쌍둥이 처럼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벼리와 세나가 사건을 대하는 모습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자신과 더불어  주위를 둘러보는 따스한 시선이 있었고, 그들이 맞닦드린 잘못된 일에 대항하며, 굴복하거나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자짓 과거와  같은 비극을 낳을 수도 있었을 불미스런 사건을 바로 잡는 기회를 만들어 내었으며 , 묻혀 있던 과거의 잘못된 사건 또한 다시 바로 잡는 큰 일을 해냄으로서 그동안 주저하고, 망설이고, 무심했고, 무시했던 일들에 이제 누구라도 용기낼수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었습니다.

이런 무수한 희망의 씨앗이 자라고 자란다면 침묵이 키워낸 폭력이라는 거대한  괴물을 쓰러뜨릴 날도 멀지 않으리라 생각되네요.

작은 용기가 불러온 우정과 희망의 씨앗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펴져나가 편견이라는 굴래 속에서 남몰래 눈물짓던 숨겨둔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음에 안도하게 됩니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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