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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일기를 마지막으로 쓴 것이 작년 1010일이다. 감을 따서 곶감과 감 말랭이를 만든다고 정신없이 보내면서도 쓴 일기였는데, 그 후로 6개월이 넘도록 빈 여백으로 남겨두었다. 겨울이 되면서 달리 한 일도 없어서 였지만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당을 보니 봄이 왔다가 가고 있다. 성질 급한 꽃들이 이미 피었다 지기 시작했지만, 무엇보다도 푸르름을 되찾은 것이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나무도, 잔디도 모두 제 색을 되찾았다.

 

  지난 겨울, (?) 공사를 했다. 집 뒤 밭에 있는 감나무를 전부 베어냈다. 딱히 무엇을 심기 위해서 베어낸 것은 아니고, 그것 말고도 감나무는 많기에 다른 것을 해보기로 하고 우선 감나무부터 벤 것이다. 감나무 뿌리를 제거하다 보니 대나무 뿌리와 엉켜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해마다 대나무를 제거하느라 고생하였는데 이번 기회에 아주 대나무 제거까지 하였다. 포크레인을 불러 언덕을 파헤치고 2미터가 넘는 판넬을 묻었다. 대나무 숲과 밭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그리고 밭을 파헤치는데 대나무 뿌리가 엄청나다. 아마 몇 년 그대로 놔 두었으면 밭이 아예 대나무 숲이 될 뻔했다. 언덕에는 3월중순 연산홍 900주를 심었다. 아마 내년쯤 되면 붉은 바다를 연상시키지 않을까 싶다. 4월초 때아닌 눈이 왔음에도 연산홍은 굳건히 살아 남았다.

 

  

  <언덕 공사 ? 대나무 숲과 밭 사이에 판넬을 넣고 원래대로 복구>

 

  

                             <감나무 밭>                                             <감나무 제거>

 

   봄이 되니 마음이 급해진다. 감나무를 베어내고 보니 밭이 너무 넓었다. 그 밭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일단 올해는 고추를 심기로 하고 넓게 간격을 두고 심었다. 감나무 옆에 있던 예전 밭에는 고구마와 감자, 그리고 참깨를 심었다. 심은 건 좋은데, 수확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허리며, 온 몸이 아픈 것 같다.

   

                   <예전 감나무 밭의 고추>                              <감자, 고구마, 참깨>

 

  안채 뒤 텃밭에는 올해도 여러 야채를 심었다. 옥수수와 완두콩을 양가에 심고서 각종 상추며, 오이, 가지, 토마토, 그리고 고추 종류들을 심고도 공간이 남는다. 한쪽에는 수박과 참외도 시험삼아 3포기씩 심어보았다. 작년에는 잘 안보이는 곳에 심어서 수박과 참외가 열렸는데도 제때 발견하지를 못해 먹지 못했던지라 올해는 눈에 잘 띄는 곳에 심었다. 일단은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끝난 것 같다. 이제 물 주고 가꾸는 것은 주부의 몫이다. ㅎㅎ

 

  올해도 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낮에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저녁 무렵이 되어 선선 해지길래 잔디를 살펴보니 잡초가 많다. 아마 겨울에 모래를 뿌렸는데 모래와 딸려온 것 같다. 내일부터는 잔디에 숨어있는 잡초를 뽑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주말쯤 잔디를 초벌 하면 아마 잔디내음이 물씬 풍길 것이다. 벌써부터 코 밑에선 잔디내음이 풍기는 것 같다.

 

  한 해의 텃밭농사, 그리고 정원 가꾸기가 시작되었다. 알아서 자라는 작물처럼, 그리고 나무, 꽃처럼 살기를 소원하지만 항상 그것 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관심을 가지고 돌보면 하루하루 달라진다. 비록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대로 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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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식물들은 가꾸는 이의 발걸음을 득고 자란다고 누가 말을 하던데요. 식물들이, 채소들이 싱그럽게 밭을 메우고 있네요. 가꾼 밭들이 보기가 좋습니다. 집도 깔끔하단 인상을 받습니다. 귀촌일기 다시 시작함을 응원합니다.

    2018.05.01 09:3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march

    정말 밭이 넓은데요. 하루종일 움직여도 일이 많을 것같지만 수확의 기쁨을 생각하면 즐거울것같아요. 초보님 책 읽을 시간도 없겠는데요. 농사가 너무 커져서~~

    2018.05.01 10:4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아욱과 열무는 빠졌네요. ㅋㅋ
    요즘 어린아욱으로 된장아욱국 끓이면...
    텃밭에 가꾸신 열무 김치 담궈주셨는데...

    2018.05.01 12:33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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