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가상 연쇄 창업가의 회고록’ 정도가 될 것 같다.
카테고리 분류가 자기계발서로 되어 있는데, 기업 소설로 분류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3류 지방대 출신으로 운 좋게 대기업에 취업한 주인공 주성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직 내에서 작은 성공을 성취하고 사회적 기업 설립이라는 큰 뜻을 품고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과 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을 설립한다. 물론,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며 설립 목적을 이룬다. 하지만, 성적의 평균적인 상향 조정만으로 성적순에 의한 학생들 줄 세우기 관행은 사라지지 않는다. 성적이 아닌 실력으로 취업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이번엔 신개념의 직업학교를 설립하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스타트업을 설립한다. 역시 우여곡절 끝에 성공을 이룬다. 그 와중에 발생하는 사건들이 이 책의 스토리를 이룬다.
책을 읽고 나니 왜 그 많은 경영 관련 서적들이 사례를 중요시하면서도 하나 같이 나열식으로 쓰여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경영 일선에서는 어떤 결정을 위해 수많은 대안을 고민하고, 각 대안이 불러올 결과를 예상해서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소설은 사건의 전개상 어떤 사건이 종결되면 인과관계에 부합하는 다른 사건이 발생하여야 한다. 그래서, 곁가지 없이 시간 순으로 이야기가 흘러나가 종국에 다다르게 된다. 결국 수많은 대안 각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불가능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경영 관련 서적들의 틀이 나열식에 사례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굳어질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쓸데 없는 생각은 만화가 ‘박봉성’의 기업 만화에 대한 추억이다. 까까머리 시절엔 왜 그렇게도 공부가 하기 싫었는지, 틈만 나면 만화방에 죽치고 앉아서 시간을 때웠다. 당시 여러 만화가가 있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투 톱은 ‘이현세’와 ‘박봉성’이었다. 이현세의 만화는 주로 스포츠를 소재로 삼았는데, 특이하게도 박봉성의 만화는 기업을 소재로 하는 만화들이 많았다. 그 어린 시절엔 박봉성의 만화에서 주인공이 끝끝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먹을 불끈 쥐곤 했는데… 요즘도 당시에 볼 수 있었던 권 당 100 페이지 정도 되던 얄팍한 만화방 전용 만화책을 찾아볼 수 있을까?
(BOOK : 2022-00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