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비즈니스 실무 스킬을 알려주는 구독 서비스 《퍼블리》에 연재된 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권도연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극사실주의 형식의 팀장 리더십 소설을 올렸고 글은 직장인들의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팀장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지만, 책 속 등장인물의 생생함 덕분에 팀장이 아닌 직장인들까지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실제 저자가 갑자기 팀장이 되어 고군분투한 적이 있는 인프제(INFJ)로, 수백 명의 리더십이 충돌하고 활약하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일하며 그가 보고 겪은 MZ 팀원 관리부터 패싱맨 대처, 상사 MBTI 별 보고법까지 극내향형 팀장이 고민하는 문제들이 책에 자연스레 녹아있습니다. 오늘도 일 걱정으로 (제 주변 포함) 잠 못 이루는 신임 팀장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건 내가 자유로워지는 방법이다' 라는 문장을 몇 번이고 봤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는 점점 길어지고 깊어진다'라는 문장은 두세 번 읊조렸다. 완벽한 팀장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나의 부족한 면, 나의 고민, 나의 실수 등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혼자 끌어안고 끙끙댔다.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고통스러운 나에게 두통약으로 임시처방을 내리고 스스로 혹사시켰다. 책은 말하고 있었다. 삶은 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그 어떤 인간도 완벽하지 않다고, 완벽이란 것 자체가 세상에는 없다고. 그러니까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으면 그걸로 된 거라고, 완벽하지 않아도, 바보 같고 실망스러워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라고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결국 나 자신밖에 없으니까. 남을 생각할 시간에 나, 오로지 나를 생각하라고.
P. 329
그가 자기 페이스대로 움직일 때 나는 나의 페이스대로 움직이면서 조금씩 맞춰가면 될 일. 그러다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히 말할 것이다. 팀장이 됐다고 팀원 모두를 내 페이스대로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남을 내 뜻대로 다루고 싶어 하는 것은 오만이고,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일 뿐이니까. 그리고 그건 팀장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사고니까.
P. 348
직장생활 13년차가 되니 주변에 팀장을 하게 된 동기들이 많습니다.
저는 쌍둥이를 낳고 육아휴직으로 3년간 회사를 떠나 단절되었기에 한참 먼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주변에 신임 팀장이 되어 힘들어하는 동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책 제목을 보고 고르게 된 이 책은 픽션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치 제 친한 동기가 저에게 말해 준 이야기들을 누가 듣고 옮겨 적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담깁니다. 리더십과 팔로우십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팀장 리더십 핵심 요소인 정확한 지시와 보고, 성과 창출, 팀워크, 후배 육성, 갈등관리 등 다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85년생 INFJ인 신임 팀장 진서연과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와 열린 결말까지 그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며 책을 덮었습니다. 팀장도 아닌 팀원의 위치인 제 입장에서 읽어도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책을 통해 팀장이 가지는 부담감과 어려움을 간접 경험했고,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외 등장인물들을 통해서도 MZ 팀원들, 갈등을 유발 시키는 팀원 등의 이야기에서 하나씩 다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우린 누구나 리더이자 팔로우여야 한다는 말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한 책이었습니다.
지금은 팔로우지만 언젠가 리더일 수 있고 그렇기에 그 유기적 관계 속에서 유연함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고하며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 줍니다. 모두가 처음이기에 서툰 것도 당연하지만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타이레놀을 하루에도 수없이 먹는 진서연 팀장이 말미에 아로마향으로 개선하는 환경의 변화 만큼이나 스스로가 팀장으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자책하고 있는 밀레니얼 팀장들(제 동기들 모두)에게 이 책이 공감과 감동, 성장의 동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