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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도서]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정도면 은유는 아빠에게 정말 감사해야 한다. 쓰기 싫었는데 억지로 써서 느린 우체통에 넣은 편지로 과거의 누군가와 소통하는, 정말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으니까. 놀랍게도 1980년대를 살아가는 과거 누군가의 이름 역시 은유였다. 믿기 힘든 일을 실제로 겪게 된 2016년의 은유와 1982년의 은유는 시간마저 거스른 우정을 쌓게 된다. 우리 둘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있다는 거.

2016년의 은유는 불행했다. 친엄마의 생사는 알지도 못한 채 자라왔고, 유일한 가족인 아빠는 은유에게 무관심했다. 그랬던 아빠가 여자 친구를 사귀고 결혼을 계획하면서 은유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니 모든 게 가식으론 느껴질 수밖에. 가출을 계획하던 은유는 우연히 편지로 1982년의 은유를 알게 된 이후 친엄마를 찾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과거의 은유에게 2002년부터 시작되는 복권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고 말하면서. 어쩌면 너랑 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우리에게 믿을 수 없는 행운이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 두 은유는 과연 서로 애타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시간을 거스를 수 있을까?

 

기욤 뮈소의 <내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떠오르게 만든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감동과 공감 면에서 보았을 때는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물론 흐름과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고 내용이 제법 익숙해서 참신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작인 만큼 따뜻하고 순수한 두 사람의 우정이 정말 예뻤다. 마지막에는 다 알면서도 눈물을 글썽이게 되더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라는 말,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게 사랑이었다. 사랑의 또 다른 말. 세계를 건너서까지, 시간의 흐름을 건너면서까지 두 은유가 연결되어야 했던 이유, 그래야만 했던 이유는 사랑이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은유가 조금은 걱정스럽지만, 과거의 은유가 편지에도 남겼듯 현재의 은유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을 테니 덜 걱정하려 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묵직한 감동을 준 책. 세계를 건너서 만나고 싶은 각자의 은유를 그리며 읽으면 더욱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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