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길고 길었던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군에겐 적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승리의 달콤함은 짧았고 그 끝은 또 다른 고난이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밀림의 왕 사자가 사라지니 그동안은 여우의 세상이었다. 몇몇은 전쟁 중에, 몇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죽었다. 또 누구는 믿었던 가족에게 배신당해 죽었다. 차라리 전쟁 중에 죽었으면 명예로운 죽음,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위로라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아니, 오히려 먼저 가는 길에 죽은 이들은 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