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하나님 나라 성경관통, 신약편
성경을 최근 1-2년에 10회 정도 읽다보니 어느 정도 내용습득은 되었지만 사실 그 방대함에 모르는 정보 또한 부지기수다. 특히 배경지식이나 전체 숲을 보지못하고 편협된 지식에 얽매여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러다보니 은혜를 받지못하고 그저 학문적인 접근만으로 일반 서적과 같이 읽어내려간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 비록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야 성경 전체를 꿰는 통독의 의미를 찾고자 하여, 관련 책을 찾은 끝에 만난 단비와 같은 책이다.
구약성경은 이미 살펴보았고 이번엔 신약에 대한 전체적인 틀을 챙겨보고자 한다. 신약 역시 구약의 연속으로 언약의 갱신이자 성취로 규정한다. 신약의 배경은 헬라의 통치와 안티오쿠스 4세의 폭정, 뒤이은 하스몬 왕조의 독립투쟁, 로마 통치로 이어진다. 알렉산더 이후 왕조가 일시 회복되지만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숫자는 늘어가고 주로 헬라어와 아람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헬라어 번역 성경이 등장한다. 이들은 오순절 순례행렬에 나선다. 로마제국은 분봉왕 및 총독 체제에 천부장, 세리 중심으로 하부조직을 이끈다. 유대인들은 자체법인 바리새인, 성전, 산헤드린공회, 대제사장, 사두개인이 상부를 형성하여 사회를 지배하였다.
신약성경은 하나님 나라 성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크게 복음서와 역사서, 서신서, 예언서로 나뉜다. 복음서는 예수를 통한 하나님 나라 성취를 보여준다. 다시말해 구약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모든 계획이 약속된 메시아인 예수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성취되었음을 기록한 것으로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류를 하나님 백성 삼으려는 하나님의 새 언약의 성취인 것이다. 복음서는 예수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온 세계로 확장되며 재림을 통해 완성될 것을 보여준다. 공관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복음은 예수의 삶과 사역을 기술하고 십자가 사역에 할애한다. 그리고 초자연적인 이적으로 하나님 아들임을 증거한다. 그러나 각각의 복음서마다 다소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족보와 탄생을 기록하여 유대인을 위한 복음서임을 알게된다. 누가복음은 세례요한의 출생과 성장이 추가되고, 데오빌로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시간의 순서가 정확하게 기록되었다. 이는 이방 선포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태, 누가복음은 예수의 가르침과 설교가 중심이다. 마가복음은 출생부분이 빠지고 사역과 십자가 수난은 기록되었으며 천국의 비유만 간략히 소개한다. 주로 이방인을 위한 선교목적이기에 이적중심으로 펼쳐진다. 요한복음은 헬라문화권 전도목적으로 표적과 가르침, 죽음을 기록하고 있다. 공관복음이 예수 생애를 사건 시간순으로 기록한데 반해 요한복음은 시간 순서가 무시된다. 사건을 선별하여 가르침과 해설이 추가되고 전반부엔 사역을 선별 기록하고 후반부엔 마지막 6일을 집중조명한다. 내용전달은 비유가 아닌 명절 중심으로 예루살렘 논쟁과 가르침에 중점을 두었다. 기존 복음서의 기적 3가지와 요한복음만의 이적 5가지가 추가되었다.
역사서인 사도행전은 하나님 나라 복음이 확장되어 유대, 사마리아, 소아시아, 유럽, 로마까지 커지는 과정을 기록한다. 또한 히브리파 유대인과 헬라파 유대인의 갈등 해결에 노력하고, 스데반 순교등 박해가 심해지자 뿔뿔이 흩어지면서 세계 선교의 계기가 된다. 바울은 이방교회 확장에 힘쓴 사도로 3차에 걸친 선교 여행과 체포, 재판과정이 세세하게 기록되고 로마 선교에 대한 언급까지 나온다.
서신서는 총21권으로 구성되어 바울서신 13권과 일반 사도들에 의한 8권이 있다. 바울은 교리와 생활 윤리에 대해 기록한 반면 사도들은 신앙의 교훈을 주제로 삼았다. 세부사항을 살피면, 로마서는 구원에 대한 진리를, 갈라디아서는 구원과 성령을, 에베소서는 교회의 영적 권세와 성장을, 빌립보서는 성숙한 삶을, 골로새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탁월함을, 데살로니가전후서는 재림을 소망하는 종말론을, 고린도전후서는 교회 윤리 문제를, 디모데전후서 및 디도서는 목회지침서로, 빌레몬서는 복음적 삶을 다룬다. 일반서신은 바울 이후 기독교 박해가 심화되고 각 지역의 철학과 우상숭배가 결합된 이단이 만연하면서 가르침이 절실하게 되었고 이단에 대한 경계와 성도 독려 목적으로 사도들이 썼다. 히브리서는 율법과 과거 제사에 얽매인 유대인 설득에 나서 예수의 속죄를 통한 완전성을 설명하며 믿음을 권면한다. 야고보서는 행함이 없는 믿음을 고발하고, 베드로전후서는 박해와 거짓 가르침에 대한 정체성 회복과 재림을 다룬다. 요한서는 이단의 가르침을 배격하고 진정으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삶을 권면한다. 유다서는 방임주의를 배격하고 거짓선지자를 분별하여 참된 신앙 사수에 나선다. 요한계시록은 과거가 중심인 여타 서신에 반해 현재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특이성이 있다. 요한 당시의 시점부터 예수 재림후 하나님 나라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약성경은 하나님 나라를 성취해가는 과정을 다양한 형태로 보여준다. 아울러 재림을 통해 미래까지 아우르는 관통을 보여준다. 이제까지 살펴본 결과 지엽적으로 알던 성경 지식이 전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남은 과제는 성경적 지식에 머무는 게 아닌 믿음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 길은 기도와 말씀 묵상에 있음을 또다시 깨우치는 기회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