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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도서]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프리랜서로 살아남기

 

누구나 꿈꾸는 프리랜서20년간 이어온 작가 신예희는 때론 상상 속의 유니콘처럼 느껴지는, 실체도 없고 뭔가 막연한 자유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그 무엇’(P.30)으로 규정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1인 자영업자이자 용병으로 못박는다.

 

그녀의 이력은 다채롭다. 그야말로 프리랜서에 어울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만화(그림, 홍대 산업디자인 전공), (6권 출간한 작가), 방송 출연 및 강연, 영상·사진 편집(유튜브 수익창출), 국내외 여행(맛집) 기행등 만능엔터테이너이다. 그런 그녀가 내뱉는 프리랜서에 대한 온도차는 심상찮게? 다가온다. 한 마디로 장밋빛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

 

그녀는 셀프 안식년을 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기면서 이 책을 쓰기에 이른 것. 태국 치앙마이부터 시작해 포르투갈의 포르투, 스페인의 마드리드, 터키 이스탄불에 이르기까지 1년간의 여정으로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원하는 만큼 휴식하고 필요한 만큼 일하는 프리랜서의 생활을 꾸준하게 끌고 가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프리랜서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단체생활은 맞지않고 가능하면 사람 만나지 않고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가 적합하다?는 편견에 대한 일침을 가한다. 1인 기업이기에 영업도, 실무도, 돈 달라는 소리까지 혼자 다해야 하는 데 무슨 얼토당토 않는 소리냐고...혹시 예술가라도 꿈꾼다면 몰라도...현실은 철저히 1인 자영업자로 생존해야 하기에. 나아가 가마에서 꺼낸 도자기를 깨버리는 장인의 손길과도 거리가 멀다. 어떡하던 마감에 맞춰야하기에 완벽주의 혹은 이상형을 꿈꾸지 말란 얘기. 중요한 건 제때 공급하는 것. 대신 일단은 허점을 봉합해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돌아오는 욕먹는 건 대비해야겠지만. 그러다보니 만나면 서로들 불행배틀에 뛰어든다. 누가누가 더 힘든지 경주하듯이. 일에 대한 평가와 비판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단이다. 그러므로 남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타인에겐 관대하고 자신에겐 엄격함을 취하고 싫은 인간이더라도 일로 얽힌 사이라면 예의를 지킬 것과 싸울 경우엔 너 죽고 나 죽자 대신 둘 다 살기 위해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비판과 비난은 구분하고 변명은 짧게 하는 게 좋다. 대신 자신의 몸값에 대해선 열정페이재능기부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공짜로 부려먹은 사람은 다음에도 마찬가지이기에. 아름답게 살기 위해선 열심히 투쟁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멘트에 주목하자. 열심히 일한 만큼 멍 때리며 노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경우든 무념무상 죽도록 일하는 기계로 전락하는 순간 프리랜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창작을 대함에 있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누구도 설득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질 듯이 자학하지 말라. 연옥에서 괴로워할 땐 감정조절용 글쓰기로 자기소개서를 써보면 자신의 감정이 별거 아니구나싶어진다는 것. 오히려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과정을 즐기되 결과에 대해선 어느 정도는 마음을 비우고, 일에 대한 완벽주의는 버려야 한다. 창작이란 존재하지 않던 걸 만들어내는 게 아닌 기존의 것을 비틀고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에게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는 건 곤란하다. 돈지랄 옹호론자인 저자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은 하지말자 주의다. 심지어 작가라든가 창작자라는 호칭이 왠지 찌질한현실과 거리가 먼 사람을 부르는 것 같고, 이슬만 먹고 사는 우아하고 고귀한 존재, 입만 열면 인문학적 소양이 줄줄 흘러나오는 존재로 여겨져 부담스러워 한다. 그만큼 현실은 냉혹하기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한편, 프리랜서에게 규칙적인 생활은 중요하다. 일과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가계부 쓰는 건 기본이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감정과 자랑할만한 직업의식으로 시작하면 슬럼프 순간에 무너지기 십상이란 것. 그보단 철저히 일이기에 쓰는 것으로 다가서야 슬럼프 따윈 모르고 지나갈 수 있고 오히려 글을 쓰면 쓴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40대 비혼(미혼 아닌) 여성 프리랜서에게 생활안정을 가져다주는 가성비는 포인트다.

 

‘1인 매니저이자 프로듀서’(P.220)인 프리랜서를 유지하기 위해선 재사회화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균형감각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선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기대수익을 시뮬레이션 하고 몸을 사리는 것도 중요하고 에잇하며 과감히 도전하는 것도 중요’(P.302)함을 일깨운다.

 

직설적이고 감정이입된 독백과 욕설, 자유분방함, 여장부 기질, 여기에 유머와 재치가 더해지고 성적 자유로움마져 갖춘 그녀이기에 고독한 프리랜서의 길을 이어가는 저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 쾌걸 신예희 작가의 끼에 힘입어, 반백수 프리랜서에 대한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어 환상을 깨는 기회가 되어 기쁘다. 지금까지 프리랜서 하면 무언가 근사한 근자감에 휘둘렸지만 이처럼 험로가 있음에 주목한다. 나 역시 이 길을 위해 준비하는 입장에서 결코 대박이란 환상을 가진 건 아닌 지 자문한다. 그리고 돌이켜본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굳이 이 길을 고집하지 않겠다. 다만, 목구멍이 포도청이 아닌 삶의 일환으로서 이보다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없는 노년이 기다리고 있어 가능하면 지속가능한 프리랜서의 길을 찾고있는 중이다. 작가의 뼈아픈 충고에 목매는 이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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