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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

[영화] 겨울왕국 2

개봉일 : 2019년 11월

크리스 벅

미국 / 애니메이션 / 전체관람가

2019제작 / 20191121 개봉

출연 : 크리스틴 벨,이디나 멘젤,조시 게드,조나단 그로프

내용 평점 4점

807. 겨울왕국2...근원 찾아 떠나는 모험과 성장 스토리

 

영화 겨울왕국1‘ 하면 ‘Let it go’(그냥 내버려 둬)와 엘사 옷 때문에 한바탕 소란을 겪어야 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마냥 어리게만 여겼던 조카가 어느덧 초등학교에 다닌다. 벌써 6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리라는 짐작은 하고 남는다.

 

드디어 지난 2019년 늦가을, 우리 곁을 찾아온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뮤지컬 영화 겨울왕국2(Frozen 2)’는 압도적인 홍보와 대기업 상영관의 독점적 스크린의 지지하에 개봉한다. 흥행몰이를 이어가며 20201월 현재 1,368만 명이라는 대박 신화를 쓰고 있다.

 

일종의 신드롬으로 볼 수 있는 겨울왕국2의 흥행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뒤늦게 영화를 접한 입장에선 다소 의아한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원작을 능가하는 속편은 손에 꼽을 정도로 가뭄에 콩 나듯하는 게 최근 일련의 후속편 개봉작들의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어떻든 몇 가지 원인을 찾아보았다. 우선, 이미 언급했듯이 스크린 독점에서 비롯된 압도적인 상영관 확보와 홍보 영향이 컸다. 그리고 원작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던 어린 관객들의 기대치가 반영되었던 것도 크다.

 

두 번째 요소로, 디즈니사에서 근무하는 CG전문가인 한국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국내팬들의 입맛을 맞췄다. 그리고 성장한 주인공들의 삶이 1편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부모님의 뒤를 이어받아 아렌델 왕국의 여왕으로 등극한 엘사와 공주로 생활하는 안나. 그리고 주변 동료, 크리스토프, 올라프, 스벤이 굳건하게 받쳐주고 있다. 한 마디로 팀웍이 안정감있게 다가온다. 긴장감이나 위화감 조성이 아닌 함께라면 어떤 고난도 능히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특히 위협을 주는 캐릭터가 없었다. 일부 물의 정령과 불의 정령이 위협요소로 작용하지만,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오게 만든 엘사로 인해 한순간에 두려움이 사라진 것. 이에 편안한 가운데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세 번째 요인은 역시 감성적인 멜로디. 1편의 렛잇고와 같은 중독성 가사는 없으나 주인공의 애뜻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성 ?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 -은 곧 편안하게 다가온다. 비록 기억에 남는 가사가 없더라도 음성은 그야말로 뇌리에 밝힐 정도로 감미롭다.

 

마지막으로 관객이 모두 관람가로 가족 동원이 유리했다. 특히 자녀를 둔 입장에선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나팔을 불어주었으니까. 어떻든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본 건 틀림없다.

 

그 외에도 뛰어난 영상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캐릭터의 섬세한 행동 구현과 함께 CG작업의 섬세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본격적으로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 그리고 친구들. 혼연일체가 되어 두려운 세상에 발을 내딛는다. 엘사는 힘의 원천을 알아가는 신비한 모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엿보이고, 든든한 안나로 인해 생각보다 두려움에 벌벌 떠는 모습이 비춰지지 않는다. 그만큼 신뢰 관계가 굳건하게 자랐단 증거. 비록 부모는 없지만 의지할 수 있는 자매간의 우정과 사랑이 모험을 감행하게 만든다. 특히 강력한 얼음 마법을 지닌 엘사는 전편에서 두려움이 가득한 반면 후편에선 오히려 일말의 두려움을 차치하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설레임이 엿보인다. 관객 역시 긴장에서 벗어나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된 셈.

 

살짝 거슬러 올라가 보면 두 자매의 엄마인 이두나 왕비와 아빠인 아그나 왕의 족보가 밝혀진다. 마법의 숲 유목민 노불드라 출신인 엄마와 아렌델 출신인 아빠. 이 둘이 사랑을 하면서 두 왕국은 평화 무드를 조성했고 그 결과 엘사와 안나가 탄생했으니 분명 평화의 선물이었던 셈. 그러나 두 부족은 어떤 다른 원인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났고, 그 결과로 숲을 보호하기 위해 숲의 정령 ? , , 바람, 땅의 정령 ? 이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했던 것. 결국 두 부족은 그 안에서 아귀다툼을 하면서 살아야만 했다.

 

엘사는 바로 그들로부터 도움의 요청 소리를 듣고 길을 떠났던 것. 이 과정에서 마주한 물의 정령인 녹크(유니콘과 말의 형태)를 만나고 이어 불의 정령인 브루니(도마뱀)를 만난다. 땅의 정령인 바위 거인을 만나는 과정은 위험천만하다. 마지막으로 바람의 정령이 나타난다. 다른 것들은 쉽게 실체를 느낄 수 있으나 바람의 정령은 아렌델 왕국이 위험에 처할 때 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쳐 오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다. 정령들에 의해 안개 자욱한 마법의 숲에 도착한 엘사 일행은 위험을 무릅쓰고 숲으로 들어간다.

 

한편, 1편에 비해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다. 관객 수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실 1편보다 더 재미있다는 말은 호불호가 갈린다. 개인적으로도 원작을 넘지 못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저런 유리한 입장을 배제한 채 순수한 작품으로만 평가를 받았다면 결코 원작을 벗어나긴 힘들었을 터. 어떻든 아바타 캐릭터를 도용한 것과 맞춤 타겟 인양, 몰아주기 스크린 독점이 크게 와닿는다. 자본 앞에 무력해진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스크린 독점은 결과적으로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한다. 그리고 1편의 강렬함이 2편에선 다소 느슨해진다. 에피소드로 보여주는 물과 불의 정령과의 다툼인데 그리 강력하게 좌우될 소재로는 부족하다. 강렬한 캐릭터가 없었단 점도 옥의 티로 지적된다. 브루니 역시 오히려 악동 같은 기질이 사라지고 귀엽고 앙증맞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캐릭터 이미지가 약하다. 그나마 물의 정령이 카리스마 있게 몸부림쳐 보지만 엘사 앞에선 무용지물, 결코 위협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만큼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얘기. 또한 1편을 본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2편의 스토리 전개에 있어 보다 강력하게 어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평이하게 다가섰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원작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에서 보여준 겨울 분위기가 2편에선 가을로 바뀌어 쓸쓸함을 자아낸다. 인생의 황혼 같은 느낌이다.

 

어떻든 전체적으로 천만 관객이 좋아할 요소는 충분히 있음에도 블랙머니같은 우리 영화를 접할 기회를 앗아간 건 아쉽다. 언제까지나 겉돌며 정치에서 배제된 채 아름다운 감성에 머물러야 하는지 모르겠다. 찬밥 더운밥이 너무 극명하게 갈리는 현실에서 중도를 취할 관객을 만나기가 왜 이리 힘이 드는지, 겨울왕국2를 보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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