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리스마스 연대기' 이미지
811. 크리스마스 연대기...크리스마스 감동이 그대로...동심과 추억,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그동안 바쁜 나머지 영화는 보았지만 정작 리뷰는 때늦은 감이 있다. 크리스마스도 지났고, 겨울도 부지런히 빠져나가고, 이젠 제법 봄기운이 느껴질 만큼 따뜻하다. 그런 가운데 새삼스럽게 크리스마스 얘기를 다룬 영화라니...어떻든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선사한 꽤 근사했던 영화라 늦었지만 정리해 본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영화 ‘나홀로 집에’가 언제나 등장하는 그야말로 재미를 가장한 전형적인 어둠의 일상이었다. 가족이 함께 해야할 성탄절이 그야말로 천애의 고아가 되어버린 것처럼, 위기를 교묘하게 코믹으로 대체했지만 역시 마음 한 곳에서는 ‘짠’ 함이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비록 초반에 시작은 그렇게 되었지만 해피엔딩이자 감동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에 관한 아련한 추억이 있을 터,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은 한가지였다는 것. 착한 일을 얼마나 했는지 새삼 돌아보기도 했고, 어른들은 이를 철저히 활용?하기도 했으니까. 아무튼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영화는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온통 하나로 통일시키고 있다. 그 옛날 착하던 아이, 고집스런 성격의 아이가 커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 현재의 모습도 슬쩍 보여주고, 동심을 잃어버린 성인이 된 나쁜 어른들의 모습과 장차 나빠지려는 사춘기 방황 소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의 과정에서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숨쉬고 있다. 유일한 건 산타 할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선물을 배달하고 있다는 것. 그들의 평생을 지켜보면서. 크리스마스가 없는 날을 상상할 수 없을 재앙의 날로 규정하면서.
내용은 과거, 현재, 미래를 산타의 선물을 통해 조명한다. 메시지 역시 단순하다. 착하게 살자. 그렇지 않으면 선물 명단에서 빠진다. 유치한 발상 같지만 선물을 받지 못하는 당사자는 뼈아픔이 될 수도 있다.
피어스 가족이 현재 처한 모습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단란했던 가족이 아빠 더그 피어스(울리버 허드슨)의 부재로 인해 생활도 어려워지고 이에 따른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 클레어 피어스(킴벌리 윌리엄스 페이즐리)가 바쁘다보니 아이들을 돌볼 겨를이 없다. 그런데 오빠인 테디 피어스(쥬다 루이스)는 여동생 케이트 피어스(다비 캠프)와 놀아주기 보다는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사고치기에 바쁘다. 소방관이던 아빠가 돌아가자 생긴 일이다. 그나마 애늙은이인 케이트는 꿋꿋하게 생활하지만 나쁜 일을 벌이는 오빠가 못마땅하고 혼자 지내는 것 역시 힘들어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빠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크리스마스 동영상을 보다가 발견한 놀라운 광경으로부터 영화는 새로운 모험이 펼쳐진다. 상상력과 가족애, 추억, 동심, 순수, 소원, 희망등 담을 수 있는 모든 메시지를 영화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산타 역의 커트 러셀이 명연기를 펼치고 판타지 요소가 곁들여져 동심을 자극하고 있다. 아련한 추억 찾기와 감성을 자극해 눈물샘마져 솟아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순간 영화는 끝이 난다. 진한 가족 사랑과 크리스마스는 영원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산타의 ‘호, 호, 호’의 외침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메마른 가슴에도 순풍이 돌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삭막한 현대인의 산타를 잊고 지내는 풍경 속에서 다시 한번 산타를 그리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영화 ‘크리스마스 연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