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정동극장 창작 ing 공연인 경성스케이터를 관람했다.
창작극으로 판소리 뮤지컬이다. 판소리와 뮤지컬은 알겠는데 판소리 뮤지컬이라고?
아주 생소한 느낌이지만... 두 분야 다 익히 들었던 분야들이라 호기심과 기대로 극장을 찾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정동극장.
정동극장은 크진 않지만 늘 그자리에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있는 곳이다. 오래된 건물이 주는 고즈넉함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하는 판소리 뮤지컬 경성 스케이터는 어떤 느낌일지... 보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극이 시작하기 전 넉넉하게 도착하고 싶어서 헐레벌떡 뛰었다. 지하철 역에서 먼거린 아니었지만...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 내부를 둘러보고 무대를 볼 수 있었다.
하단에 나무가 모형이 있는 뒤편은 실제 악기 연주자 분들이 앉으셔서 생생한 음악을 선사한다.
시작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자 드디어 암전이 되고 음악이 흐른다... 시작이다.
한겨울 한강변 사람들이 누군가를 보며 환호한다. 설마(雪馬)를 신고 한강의 꽁꽁 언 얼음판을 지치고 나가는 그를 보며...
그의 사연은 이렇다.
설마를 신고 사냥을 하는 김달진은 오늘도 사냥을 나간다. 하지만 자신이 쏜 오발탄 때문에 딸 순임은 청력을 잃고 만다. 딸에게 보청기를 끼워주면 다시 들을 수 있다는 말에 고민에 빠진 그.
그리고 딸에게 보청기를 사줄 기회가 생긴다. 바로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면 되는 것...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로 선발되는 것이 관건이다. 그때부터 그의 피나는 노력이 시작된다.
극은 실제로 1936년 독일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김정연, 이성덕, 장우식 님(아쉽지만 일본 국적이었다)의 이야길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창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손기정 선생님 만큼이나 암울한 마음으로 경기에 참여했을 그분들의 노고가 보이는 듯 하다.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이상화 선수도 있는게 아닐까?
어쨌든 손기정 선생님 말곤 잘 몰랐던 스포츠 선수들의 이야기가 창작극을 통해 알려지는 것도 좋은 시도다. 종종 이런 좋은 시도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역사적인 사실 뿐 아니라 극이 판소리를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판소리는 지루해 너무 어려워라고 생각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이야기와 함께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더불어 현대적인 악기들과 전통 악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이뤄내는 앙상블은 극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장구와 드럼, 대금과 건반악기... 그리고 배우님들의 열정적인 판소리와 또 다른 노래 장르들이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서양 클래식 음악보다 우리나라 판소리가 더 낯설었던 내겐 획기적인 음악적 콜라보였다. 판소리에 대한 인식변화도 줄 수 있는 멋진 콜라보!!!
4분의 배우님들만으로도 무대는 꽉 채워졌고 음악과 이야기는 뜻깊었다.
앞으로도 판소리가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큰 역할을 할 뮤지컬이 되리라 믿는다.


시작 전 무대를 한컷한컷 찍으며 저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일까? 저 인형은 뭐지?
혼자 많이 궁금해 하고 기대했던 기억이 난다.
딱 보고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보통은 나처럼 뭘까하고 궁금해하실 듯 하다.
궁금증은 풀어드리지 않으련다. 직접 확인해 볼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아쉽게도 배우님들은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포토타임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에 노래 부를 때라곤 생각지 못했으니... 아니 매번 공연 관람때 마지막 인사시나 마지막 노래부르면 사진을 찍었는데 그날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대신 마음엔 깊이 배우님들을 담고 왔다. 그분들의 열창과 열정이 경성 스케이터를 더욱 빛나게 할테니까...
그렇다고 배우님들 소개를 빼먹을 순 없어서... 정동극장 공연정보에서 데려왔다.
사진을 클릭하면 공연에 대한 안내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