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일을 수십년 하는 기분은 어떨까?
십수년 일을 했지만 한가지일만을 한 적이 없는 나로선 감이 오질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을 정년까지 하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려나...
얼마 전 한가지 일을 30년동안 해오는 대단한 분의 이야길 만나고 왔다.
바로 전국노래자랑을 30년동안 진행오신 송해 선생님의 이야기다.
시사회에 초대를 받아 송해 선생님을 다른 분들보다 먼저 만날 수 있었다.
송해 선생님 하면 전국노래자랑! 전국노래자랑 하면 송해 선생님!
왠지 다른 사람이 진행하면 안될 것 같은 프로그램...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방송은 아니지만 둘을 떼어놓고는 생각이 되질 않는다. 이런 공식이 생길 수 있도록 수없이 노력했을 선생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선생님은 아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신다. 딸이 준비해주는 누룽지를 드시고 바쁘게 움직이신다.
영화 속에선 선생님의 바쁜 일상 뿐 아니라 선생님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와 과거 인연들에 대해서도 등장한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송해 선생님은 그냥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이렇게 사랑했던 아들을 떠나보낸 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특히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야기를 할 때의 선생님은 방송인도 연예인도 아닌 한사람의 아버지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가진 아버지. 그 모습을 보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서 함께 울었다.
더불어 오빠의 부재로 마음이 아팠을 선생님의 막내딸 또한 선생님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더 슬펐다. 하지만 오빠가 남긴 것들을 소개하는 동생의 모습에선 오빠에 대한 뿌듯함과 동경이 함께 보였다.
아들이 남긴 음악을 신중하게 듣고 계신 송해 선생님...
아들의 작품들이라 설명하지 않고 음악을 들려드렸을 때 음악가의 모습으로 진지하게 경청하셨다. 역시 선생님은 역시 음악인이셨다. 아들의 작품이란 말에 할말을 잠시 잃으셨던 선생님... 이땐 역시 아버지구나 했다.
남편과 아버지이기 이전에 예인이었던 송해선생님.
선생님은 아직 현재진행중이다. 예인으로서도 남편과 아버지로서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전국노래자랑을 지켜주시길... 그리고 멋진 송해 오빠로 남아주시길...
시사회에서 받은 커피와 누룽지...
누룽지는 부모님이... 커피는 내가 맛있게 먹었다.
*기니피그 블로그의 시사회 이벤트를 통해 초대권을 선물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