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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한번 피고 

지는 사이

눈꽃을 한번 바라보다

눈길을 가만히 거두는 

사이

옷에 물이 들었다

저녁이 작은 숨소리를 내고 

지나가고

눈꽃

흰 가시가 

저녁빛을 조금씩 찢어 

세상 모든 모서리가 서서히 

허물어지려 했다 

눈꽃은 반짝이며 잠잠히 

상처를 나에게 내밀어 

보여주었다 

비명을 지르지 않았는데도 

저녁이 왔다 

슬프지도 않게 조금씩 

조금씩 

저녁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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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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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독서중

    어쩜 표현을 이리 멋지게 할까요..비명을 지르지 않았는데 저녁이 오다니..아..

    2021.01.21 19:2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아름답기까지 한데 참혹한 정서도 동시에 느껴져요.. 누군가의 슬픔을 목격한 고해 같아요.. 표현은 정말 멋지고요..

      2021.01.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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