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페미니스트는 특히 '차이'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한다. 이를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는 사회에서 차별을 합리화하기 매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이는 사회적인 맥락에서 만들어질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리가레는 그 차이를 가장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연구자이다. 이 책은 정신분석학을 기본 관점으로 남성이 태어날때부터 맺는 여성(어머니)와의 관계가 어떻게 사라지며 결국 세계에서 여성은 어떻게 지워지는지를 매우 낯선 언어로 분석한다. 지금까지 서양철학의 계보를 만들어온 수많은 (남성) 철학자들의 이론을 어느정도 이해한 후에 읽으면, 이에 대한 이리가레의 재구성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