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철 교수 제4의 10년 주기 작인 삶의 정도는 작년에 구입한 것 같은데 구입하게 된 계기는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이런 명저를 구입해 놓고 이제야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작가와 나의 인연은 10년작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 책이 처음이지만 제1 ~ 제3 작도 읽어 인연을 계속 가져갈 생각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요즘 필자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해주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첫마디는 '복잡함'을 떠나 '간결함'을 추구하라는 부탁이다.
P.4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 정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요즘 나는 삶이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 머리에 쉼이 없어지고 아침의 상쾌함 조차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며 한번 단순해져 보자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십진법에서 0과 1이라는 숫자만을 사용하는 이진법으로 더 간결해진 예도 있으니 나도 곧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든다.
인간의 능력은 엄연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런 도구를 '수단매체'라고 정의했다. 수단매체 중에는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물직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이나 지혜 같은 지적 수단매체, 그리고 주변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 같은 사회적 수단메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수단매체가 훌륭해도 그것을 활용하여 어떤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목적함수가 없다면 수단매체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목적함수는 외부로부터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의미 있는 목적함수는 부단한 자기수양과 미래 성찰을 통해 축적된 교양과 가치관의 결정이다. 목적함수가 정립되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는 우회축적의 방법으로 형성 및 축적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정도이다.
P.270~271
12개의 장으로 위의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수학과 사탐과 과탐이 모두 담겨 있었다. 중고생이 되기 전에 읽으면 지적으로도 정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책이다. 특히 우회축적의 방법을 설명한 파울 하이제의 '매의 이론' 과 사이클로이드 곡선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현재의 복잡한 것들을 간결하게 정리 할수 있게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은 축적을 해야 하는 시기를 가져야겠다. 어떤 관계나 일이든지 앞으로 나가기보다는 뒤를 돌아보며 시간을 두며 마음을 다져야겠다. 내가 하는 일들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내일을 더 긍정적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
이제 필자의 나이가 70을 넘기면서 주기적으로 10년마다 출간하던 '10년 작'의 약속마저 할 수 없게 되었다. 약속은 인간을 구속하지만, 약속을 할 수 없을 때 삶은 슬퍼진다.
2010년 12월
P.274
미래를 위해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처럼, 후대들을 위해 지식과 지혜를 책에 담은 작가님이 정말 감사하다. 더 담고 싶지만 담지 못할 것 같아 삶이 슬퍼진다는 작가님의 글에서 마음이 정말 짠하였다. 아직은 약속을 할 수 있는 이 시기를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