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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도서]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공연 예술학을 전공한 문정원 작가의 프랑스에서 6년, 한국에서 2년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 책에는 공연과 예술 대한 작가의 비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솔직히 책에서 소개한 공연과 예술에 대한 잘 알지 못하여 작가의 비평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보는 것이 좋았고, 수려한 문장들이 책의 내용을 더 돋보이게 했다.

 

리델이 강력하고도 위험한 연극을 만드는 것은, 저 죽음들을 진정 아파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며, 직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뒤흔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많은 이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그 불쾌감의 근원에 대해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떠나는 관객은 누구에게 이입했기에 그리하는 것인가. 합리적인 이성 쪽에, 프랑스에게, 그도 아니면 정치적 올바름을 수호하는 자신의 선함에 이입했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은 함정은 아닐까.

p.102

 

예전에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했던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가 워낙 잔인해서 커플들이 도중에 많이 떠난 기억이 있는데, 영화가 아닌 연극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관객들이 떠나고 논란이 되었을 것 같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뒤흔듬'이 공연에서 꼭 필요한 것일지는 모르겠다. '뒤흔듬'의 영향은 공연보다는 책이 더 오래가고 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컨대 나는 혼자였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나 혼자만을 생각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관계로부터 오는 짐들이 사라졌고,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게 가장 자연히 공명하는 아름다움들을 발견해 취하며 살게 되었다. 계절에 따라 식재료를 맛보았고, 한 꽃이 지고 다른 꽃이 피는 것을 보았으며, 많은 다리 중의 한 곳에올라 흘러가는 강물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 느린 리듬 속에서 안전을 느꼈다. 세계는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그러자 도리어 세계의 아픔이 더 잘 보였다.

p.159

 

공연과 예술에 대해 특히 연극에 대해 살짝 엿볼 수 있었고, 문장들이 아름답고 따뜻했다. 올해는 콘서트나 뮤지컬 말고 연극공연을 먼저 보러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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