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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도서] 부끄러움

아니 에르노 저/이재룡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22년 노벨문학상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과 부끄러움 두 책은 참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열정의 여인은 사랑에 열정적인 당찬 느낌의 여성이고, 부끄러움의 12세 소녀는 수치심으로 마음을 다친 여린 여성이었다. 작가는 12세 소녀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부끄러움은 그녀의 삶의 방식이 되었다고 한다.

 

공장 노동자였던 전력에 의해 형성되고 그녀의 과격하고 야심찬 성격과 직업에 걸맞게 조절된 어머니의 종교관이란 다음과 같다. 종교란 개인적 행위로서 종교의 모든 장점을 물질적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 쏟아부어야 하며, 다른 가족이나 동네 손님 대부분과 자기를 구분 짓는 일종의 선민의식의 기호이며, 시내 중심지에 살면서 거들먹거리는 부르주아에게 과거 노동자였던 사람도 신앙심과 교회에 베푸는 자비심으로 인해 그들보다 더 가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사회적 주장이며, 자아 성취, 완벽주의에 대한 일반화된 욕망의 테두리이고, 거기에 나의 미래도 일부를 이루고 있다.

부끄러움 p.98

 

어린 나이의 작가는 식료품 가게의 딸로서 동네 사람들의 관심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지 말라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항상 들었다. 또 종교와 지식이라는 두 가지 절대적인 생활만이 있는 기독교 사립학교를 다녔다. 어린 소녀는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살인미수의 현장을 목격하였고 그것은 부끄러움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이고 만다. 부끄러움의 최고점이었다. 그 부끄러움이란 단어는 무언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움보다는 수치심이 이야기의 내용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책이 나온 뒤에는 다시는 책에 대해 말도 꺼낼 수 없고 타인의 시선이 견딜 수 없게 되는 그런 책, 나는 항상 그런 책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열두 살에 느꼈던 부끄러움의 발치에라도 따라가려면 어떤 책을 써야 할까?

부끄러움 p.126

 

대한민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종교적으로 자유로운 것 같다. 작가처럼 태어나자마자 부모나 국가에 의해 한 종교와 함께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열정>에서는 한 여인의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부끄러움>에서는 지난날 겪었던 수치심들의 기억이 한꺼번에 가슴속에 다가와 작가의 수치심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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