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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되는 꿈

[도서] 물이 되는 꿈

루시드 폴 글/이수지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물(水)'의 물성(物性)과 그림책의 '물성'이 만나면 생기는 이야기

물이 되는 꿈」을 아이와 듣고 보고

 

 

[물 속에 들어가며] 사람은 저마다의 꿈을 꾼다. 어린 시절의 어떤 이는 새가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 했고 또 어떤 이는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는 꿈을 꾸기도 했을 것이다. 아니면 장래희망의 다른 이름으로 꿈을 생각한 이도 있으리라. 어른이 되면 꿈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뀐다.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의 물질적 혹은 정신적 향상을 꿈꾸기 마련이다. 혹시 '물'이 되는 꿈을 꿔본 사람이 있을까? 어른보다는 아이들 가운데 있을 것도 같은 물음에, 손을 번쩍들며 "네!"라고 외치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제주도에서 귤농사를 짓는 농부 뮤지션 '루시드 폴'파도야 놀자」, 거울 속으로」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이수지' 작가다. 2005년에 루시드 폴이 부른 <물이 되는 꿈>이라는 노래의 가사이수지 작가 특유의 감성과 표현력으로 그려낸 물이 되는 꿈」을 아이와 함께 듣고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와 함께 듣고 보며 아빠 혼자 딴생각하기] 책장을 넘기기 전 책날개 하단에 있는 QR코드를 우선 찍어보자. 물이 되는 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비밀코드이기도 하다.(본 리뷰도 아래 링크로 접속하여 플레이 버튼을 꾹 누른 후 본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https://youtu.be/OkOP3aaoD5c

 

    그림책을 보지 않고 먼저 <물이 되는 꿈>을  한 번 들어보자고 아이에게 말했다. 노랫말을 듣고 떠오르는 것들을 상상해보자고. 동요에 익숙한 아이에게는 서정적인 멜로디에 느린 노래임에도 절반 정도 가사를 이해한 듯 보였다. 그래도 상상력을 자극하는데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다시 노래를 들으며 이제부터 책장을 한장씩 넘겨본다.

 

 

    한 아이가 보조장비를 입고 수영장 물 위에 떠 있다. 물이 낯설고 무서운 듯 보인다. 하지만 아이는 용기를 내어 물이 되는 꿈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의식의 흐름과도 같은 물이 되는 꿈의 여정을 따라가보자. 처음 물에서 시작하여 꽃, 씨, 풀이 되고 또 강이 되어 빛과 소금이 되는 걸 볼 수 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그려진 그림과 노랫말을 보면서 오랫만에 '공감각적 심상'(사전적 의미: 하나의 감각이 동시에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일어나는 마음속의 생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또 실제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바다가 되고 그 안에서 파도가 되어 높이 솟구쳤다가 이내 분수가 되어 떨어진다. 물이 상승했다가 다시 하강하는 자연의 이치를 파도에서 분수로의 장면 전환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한 점이 퍽 인상적이다. 바다를 헤엄치는 아이들이 다시 떨어지는 분수를 맞으며 뛰노는 아이들로 바뀌는 것에서도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을 느낄 수 있다.

 

 

    아이의 시선은 땅에서 하늘, 다시 하늘에서 땅으로 이동한다. 하늘에 별, 달, 새가 되었다가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내려오는 과정도 앞서 말한 파도와 분수의 그것과 연결지어 생각된다. 이어서 아이가 산이 되었다가 바람이 되기 전, 그 사이에 나오는 "내가 되는 꿈"이라는 노랫말이 기억에 남는다. 문득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아이의 꿈은 다시 바다가 되었다가 하늘을 거쳐 맨 처음의 물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왠지 모르게 보조장비 없이 어른과 함께 수영장 한가운데 떠 있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아이와 함께 볼 때는 몰랐는데 이후 이수지 작가와의 인터뷰를 찾아보면서 그림책의 설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작가는 지상보다 물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누구일까 고민하다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생각나서 수영장에서 재활훈련을 하는 수중재활센터를 찾아갔다고 한다. 그 곳에서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물에 들어가면 너무나 좋아하고 편안해 보였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나니 또 다른 관점에서 그림책을 바라볼 수 있었다.

 

  

[물 밖으로 나오며] 물이 되는 꿈」에는 두 가지 반전이 숨어 있다. 먼저 마지막 책장을 덮고 다시 책장을 넘겨보자. <물이 되는 꿈>의 악보를 만날 수 있다. 루시드 폴이 그린 오선지 위에는 음표와 노랫말, 그리고 이수지 작가의 파란 그림들이 내려앉아 있다. 물을 노래하는 자리에는 물방울이 떨어지고 새를 노래하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새가 날아들며 바람을 노래할 때는 바람이 불어온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건반악기를 다룰 수 있게 된다면 둘이 연습해서 연주하며 이 책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번에는 덮은 책장을 하나하나 펼쳐보자. 병풍식 그림책 <나, 꽃으로 태어났어>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물이 되는 꿈」의 한 축을 이루는 음악적 요소가 반영된 이른 바 '아코디언 그림책'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볼 수 있다. 책장을 전부 펼치면 무려 5m가 넘는 길이의 그림이 아이와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흘러가는 물의 모습이 마치 먼 길 떠나는 물의 긴 여정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물이 되는 꿈」은 아이와 어른 모두 공감하고 감각할 수 있는, 그야말로 '공감각적인 그림책'이다. 특히 그림책의 주된 소재인 '물(水)성(性)'과 그림책 자체의 '물성(物性)'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작품인 것 같다. 흐르는 물을 책장으로 길게 연결해 표현하다니 말이다! 이 그림책을 듣고 본 아이들이 물의 속성을 배워 보다 더 자유롭게 꿈꿀 수 있기를, 또한 어른들도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계속해서 믿고 응원해주는 걸 잊지 않기를 바라본다. 끝으로 이번에 서평단이 된다면 리뷰를 통해 아이와 함께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 소망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참 다행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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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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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중

    연출력이 좋은 책이네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훗날 악보를 연주하는 날이 오면 꼭 들어보고 싶어요! ^^

    2020.07.10 16:0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소재와 내용, 형식까지 참신한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와 <물이 되는 꿈>을 연주하고 노래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합니다.^^

      2020.07.11 22:10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완전 멋진 책이네요.
    리뷰에서 --
    이번에는 덮은 책장을 하나하나 펼쳐보자. 병풍식 그림책 <나, 꽃으로 태어났어>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물이 되는 꿈」의 한 축을 이루는 음악적 요소가 반영된 이른 바 '아코디언 그림책'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볼 수 있다. 책장을 전부 펼치면 무려 5m가 넘는 길이의 그림이 아이와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흘러가는 물의 모습이 마치 먼 길 떠나는 물의 긴 여정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
    아이와 함께 보고 듣고 함께 인지한 독서가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 것 같아요.

    우수 리뷰 완전 축하드립니다~~~

    2020.07.10 20:3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찻잎미경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을 가진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책 세계를 알게 해준 아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020.07.11 23:34
  • 스타블로거 크리스탈호이

    다양한 방식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네요. 신선하군요~ 저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아야겠어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 좋은 리뷰 잘 읽어보았습니다~ 우수 리뷰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

    2020.07.12 12:1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크리스탈호이님께서도 자녀분과 함께 듣고 보고 헤엄칠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2020.07.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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