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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택시

[도서] 아무튼, 택시

금정연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1999년 결혼하던 날, 나와 아내는 선후배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적당히 마신 후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함께 택시를 탔다. 우리는 아주 피곤했는데, 두 사람 다 결혼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얼마 전 결혼하는 아내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장모님이 계신 집으로 갔다. 우리는 우리 집으로 직행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신혼 여행을 그날 떠나지 못하는 상황도 억울했는데 말이다.


  “... 아내도 나만큼 택시를 좋아한다. 나는 택시를 타고 결혼식장에 갔다가,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이 이럴 때는 딱 맞다.” (p.21)


  결혼식 날 택시를 탄 것이 우리만의 일은 아니구나 안심했다. 게다가 저자는 결혼식장에 가는 길에도 택시를 탔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나는 결혼식장에 가는 길에는 택시를 타지 않았던 것 같다. 버스를 타지도 않았고 지하철을 타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가용을 탔던 것 같다. 하지만 아내는 결혼식장에 오는 길에 택시를 탔을 수도 있다. 언제 한 번 물어봐야겠다.


  “...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집안일을 하는 틈틈이 혹은 그런 일을 하기 싫어질 때마다 나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GTA5>를 하며 LA 도심을 드라이브한다. 한번은 언덕 위에 세워진 이탈리아 깡패의 호화로운 별장을 박살내기도 했다. 실은 스무 번쯤......” (p.57)


  아무튼 시리즈의 이번 주제는 택시다. 저자는 금정연인데, 마침 얼마 전 금정연과 정지돈이 함께 쓴 《문학의 기쁨》을 읽었고, 방금 그 책에서 꽤나 집요하게 거론하고 있는 데이비드 실즈의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를 까페 여름 자리에 새롭게 문을 연 까페 크문에서 모두 읽어버린 참이다. 저자의 또 다른 책 《서서비행》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오래 전 구매했는데 여태 못 읽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물론 우리는 그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있다. 여기와 저기. 그러나 저기까지 가는 길을 정하는 건 내가 아니다. 돌아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하기도 한다. 매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들을 지난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것이 기본적으로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내 생각에, 택시도 비슷하다...” (p.85)


  책을 읽으면서 택시와 얽힌 사연 몇 개를 떠올렸다. 어느 겨울 날 강남역에서 잠실 집으로 가는 택시를 잡지 못해 삼성역까지 걸었던 적이 있다. 큰 눈이 내린 날이었고, 다음 날인가 테헤란로 어떤 언덕에서 스키를 탄 젊은이가 있었다는 뉴스를 발견했다. 최근에는 홍대입구에서 녹번역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잡지 못해 연희동의 사러가 마트까지 걸었던 적이 있다. 겨울이었고 많이 추운 날이었지만 눈이 내리지는 않았다.


  “물론 이 책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책이 아니다. 택시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택시에 대한 책보다는 택시가 더 낫다... 사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스페인에서 택시를 모는 것이다. 그냥 스페인에 가거나...... 우리는 언젠가는 택시에서 내려야만 한다. 그리고 모든 책은 어디선가 끝이 나게 마련이다... 정말 다행이지 뭐야......” (pp.153~154)


  이딴 걸로도 책을 쓸 수 있어?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소재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는 아무튼 시리즈는 이미 출간되어 있는 것보다 출간을 준비 중인 것들이 훨씬 많다. 택시에 대한 책이지만 중간중간 수영도 등장하고 시나리오 쓰는 나이든 이들도 잔뜩 등장한다. 저자는 운전 면허는 있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소유하는 차는 없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운전면허는 취득했지만 차를 가질 생각은 없는 사람이었다. 어쩌다보니 매일 출퇴근길에 운전을 하고는 있지만... 

 


금정연 / 아무튼, 택시 / 코난북스 / 156쪽 / 20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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