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
윤혜진
인간사랑/2021.3.20.
사람은 때때로 몸이 아파 병원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가장먼저 만나는 사람이 간호사다. 뿐만 아니라 입원을 하게 되면 의사보다는 간호사와 많은 접촉을 하게 되는데 간호사들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인다. <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는 백의천사라고 하는 간호사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들의 고충과 보람을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 윤혜진은 현재 아부다비에 위치한 병원의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이다. ‘간호사의 공부방’이라는 간호, 의학지식 관련 블로그도 운영 중이다.
<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는 저자가 간호사로 7년 동안 4곳의 병원을 거치면서 겪은 경험을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엮여있다. ‘1. 인간에게 최악의 질병은 바로 망설임이다/ 2. 강구하라, 반응하지 말고/ 3. 내 일을 사랑하도록 만든 사람들/ 4. 그들이 무시하지 못할 만큼 잘하라/ 5. 인생 최악의 순간에 있는 그들의 옆에서/ 6. 기회는 결코 준비가 다 됐을 때 오지 않는다/ 7. 아랍에미리트에서 간호사로 일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신규 간호사, 혹은 새로 들어온 경력 간호사에게 ‘일을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공개적으로 혼을 내어 수치심이 들게 하고, 상대방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폭언을 일삼아 괴롭힌다는 ‘태움’ 문화를 겪고 나니, 왜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지 이해가 갔다.(p.41)” 한국의 첫 병원에서 태움으로 힘들어 하다가 1년 만에 퇴직을 하고, 두 번째 병원으로 이직을 했을 때는 태움 문화가 조금 덜했으나 역시 선후배의 위계조직이 너무 강해 일하기 불편하여 외국 취업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아랍에미리트 병원에 첫 해외 취업을 한 것이 첫 번째 잘한 인생 결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첫 병원에는 한국인이 많아 한국의 병원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경험을 바탕으로 2년을 보낸 다음 아랍에미리트에서 처음 들어갔던 병원을 관두었다. 이것이 인생에서 두 번째로 잘한 결정이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 병원을 그만두지 못하고 마냥 버텼다면, 바로 너무나 행복한 지금의 나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는 실패를 겪고 나서 방향을 바꿨다. 진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면서, ‘남’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실천했다.(p.60)” 다른 사람의 여정을 그대로 따라 하면 나도 똑같이 되겠지 하는 마음을 버리고, 누군가의 여정에서 배울 건 배우고 나에게 과연 맞는지 능동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해보겠어’라는 마음과 ‘좋아, 당장 해보는 거야.’라는 실천력만 있으면 뭐든 가능했다. 한 가지 실수에서 배우는 교훈은 10가지가 넘는다. 일하는 방식을 다시 되돌아보고, 우선순위를 고려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대처 방식을 다시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나중에 같은 상황이 와도 배운 내용을 떠올려서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