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 가운데 바다의 환경과 자원 관련 내용을 추려 다시 정리한 <바다상식>은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장 ‘바다는 카멜레온을 닮았다’에서는 바닷물 빛깔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 해 바다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 바닷물은 왜 그리고 얼마나 짠지, 바닷물도 강물처럼 흐르는지, 파도는 누가 만드는 지 등 바다에 대해 흔하게 품는 궁금증을 풀어줄 답이 들어 있다. 둘째 장 ‘모든 생명체의 고향, 바다’에는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바다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살까, 심해에도 생물이 살까, 우주에 또 다른 바다가 있을까, 소행성이 바다에 떨어진다면 등의 답변이다. 셋째 장 ‘바다의 건강을 지켜라’에는 지구온난화로 더워지는 바다. 매립으로 사라지는 갯벌, 쓰레기로 골치를 앓는 바다, 유류 사고로 만신창이 된 바다 등 바다의 건강을 걱정하는 내용이다. 넷째 장 ‘세계 속의 우리 바다’에는 바다를 둘러싼 세계 여러 나라의 경쟁, 우리 바다 지키기, 남, 북극에 우리의 영향력 펼쳐나가는 등의 내용이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며 그 중에 태평양이 47%를 차지한다. 대서양과 인도양, 남극해와 북극해를 합쳐 5대양이라 한다. 평균 깊이는 6,700미터쯤이 된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생물이 살 수 있는 면적은 육지보다 약 2.3배 더 넓다. 그러나 생물이 살고 있는 심해까지 생활공간을 확장한다면 바다는 육상보다 약 300배나 더 공간 여유가 있는 셈이다. 그래서 지구에서 가장 큰 생태계는 바로 해양 생태계이다.(p.71)” 바다는 생물뿐만 아니라 각종 자원의 보물창고와 같다. 생물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뿐만 아니라 소금의 양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만약 전 세계 바닷물을 모두 증발시켜 만든 소금을 육지에 쌓는다면, 육지는 약 150미터의 소금 더미에 뒤덮인다고 한다.
물은 온도를 올리기 위해 열을 많이 흡수해야 하고 반대로 온도를 낮추려면 열을 많이 방출해야 한다. 또한 얼음이 녹거나 물이 증발할 때도 열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이런 완충작용으로 바다는 기후를 온화하게 조절한다. 지구를 물의 행성 이라고도 하지만 우주에는 지구처럼 물이 있는 천체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목성의 위성 가운데 가장 큰 ‘가니메테’인데 지름이 약 5,300킬로미터 정도다. “미국항공우주국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가니메테를 촬영하여 표면 얼음 층으로부터 약 150킬로미터 아래에 지구의 바다보다 더 많은 짠물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자들은 이곳 바다의 수심이 약 100킬로미터에 이르러 지구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마리아나 해구(11킬로미터)보다도 9배 정도 깊을 것으로 추정한다.(p.55)”
대양의 바다 밑에는 마그마가 흘러나와 해저산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길이가 8만 킬로미터, 높이가 2,500-3,000미터 정도라고 한다. 산맥은 슬레이트 지붕처럼 높낮이가 다른 굴곡이 져 있다고 한다. 2015년 그 원인을 밝혀낸 것은 한국의 과학자 박승현 박사라고 한다. “빙하기에는 해수면이 간빙기보다 100미터가량 낮아지는데 바닷물 양이 줄면 중앙해저산맥이 받는 압력이 그만큼 낮아져 마그마가 흘러나와 높은 산맥이 형성된다. 반대로 간빙기에는 해수면이 올라가 증가한 바닷물의 압력 때문에 마그마가 적게 나오고 낮은 산맥이 만들어진다. 무관한 것 같았던 빙하기와 간빙기가 바닷속 해저산맥 지형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로서 1950년대 미국 과학자들이 대서양 한복판에서 중앙해저산맥을 발견한 지 반세기도 더 지나서야 굴곡이 왜 있는지 답을 찾게 되었다.(p.85)”이렇게 우리나라 해양 연구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심해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여러 가지 생물이 살고 있고 광물들이 형성되어 있다. 수심 2,000-3,000미터 깊이에 열수분출공이 있는데 “굳은 용암 사이에서 검은 연기와 뜨거운 물(섭씨350도)이 솟아나오고, 연기가 솟아오르는 굴뚝 주변에는 어른 신발보다도 더 큰 대합과 홍합들이 다닥다닥 붙어살고 있었다. 열수분출공의 생물 다양성과 밀도는 열대 정글이나 산호초를 능가했다. 대부분 생물은 처음 보는 특이한 동물이었으며, 사람 팔뚝만 한 두께 2미터까지 자라는 거대한 관벌레가 가장 많았다.(p.86)”고 한다. 온도가 350도나 되는 데도 물이 수증기로 되지 않는 것은 압력이 200-300기압으로 높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에 녹아 있던 물질이 분출되면서 주변의 찬 바닷물과 만나 식으면서 염수분출공 주변에 침전해 굴뚝을 만든다. 이 굴뚝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자라는데 높이가 수십 미터에 이르는 것도 발견되었다. 이런 것을 해저열수광상이라고 하는데 망간단괴와 망간각 이라는 것도 심해저에 생성되어 있다. 그 속에는 망간, 철, 니켈, 구리, 코발트, 아연, 알미늄 등 다양한 금속이 포함되어 있어 검은 황금 이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귀중한 미래의 지하자원이란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저 광산 개발권을 몇 군데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처음으로 생겨난 이후 현재까지 약 38억년 동안 모두 다섯 차례의 생물 대멸종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억 2,500만 년 전 고생대 페름기 말에 바다생물의 95퍼센트 이상이 멸종했고, 가장 마지만 멸종기인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는 공룡이 멸종했다. 이러한 대멸종은 기후나 해수면 변화, 생물간 경쟁 등 자연적 요인 때문에 일어났다. 예를 들어 빙하기 동안 해수면이 낮아져 대륙붕이 드러나자 얕은 바다에 사는 바다 생물이 서식지를 잃어 멸종했다. 그러나 여섯 번째 멸종으로 알려진 최근의 생물 멸종은 인간 대문에 일어나고 있다.(p.136)” 최근 지구온난화 오염으로 해양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 바다 숲을 이루던 녹조류, 갈조류, 홍조류와 같은 해조류가 없어지고 대신 석회조류가 번성하면서 바닷속 암반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속칭 갯녹음이라는 백화 현상으로, 육지로 치면 사막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여기저기 연안 개발로 바닷물이 탁해지면서 잘피 밭도 훼손되고 있다. 2013년 시작된 바다 식목일(5월10일)의 역사는 짧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바다는 청정에너지 공급원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1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조력발전소를 보유했으며 규모는 세계에서 가장 큰 25만 4,000킬로와트급 이다.(p.174)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2009년 울돌목에 1000킬로와트급 시험 조류발전소를 설치하여 발전한 바가 있다.(p.175)” 파력발전은 파도의 파랑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고 이를 다시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해서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다. 작동 원리에 따라 가동물체형, 진동수주형, 월파형 등이 있다. 진동수주형은 파도 에너지로 압축됨 된 공기의 흐름으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으로 제주도 서쪽 해안의 차귀도에 있는 시험 파력발전소가 이 방식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