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미드 체르노빌을 봤다. 일요일 저녁에 3편인줄 알고 시작했는데 5편이어서 새벽까지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1986년에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났던 폭발사고를 다룬다.
국가가 잘못을 알고도 시정하지 않고 그것을 비밀로 취급하고 공개하지 않았을 때 아무 잘못도 없는 국민들이 어떤 피해를 받는 지를 생생하고도 고통스럽게, 관리자가 아래 직원의 말을 억압했을 때, 묵살했을 때 가벼운 사고였을 사건이 재앙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영화다.
전체주의 사회, 독재국가에서도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려는 사람은 존재한다. 과학자 발레리 레가소프 박사, 보리스 세르비나 장관이 바로 그들이다. 피해를 최소화하려 애썼던 둘은 결국 목숨을 버리거나 암에 걸려 죽는다. 하지만 국민을 구하려 최선(또는 차선)의 노력을 했던 그들이 있었기에 국가적 재난이 전 지구적 재난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사람들을, 우리의 지구를 구할 수 있었다
이유도 모르고 죽어간 시민들, 화재진압에 투입했던 소방관, 군인, 경찰, 광부들과 죽임을 당해야 했던 동물들까지 세심하게 그려낸다. 자기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국가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를 우리에게 묻는다.
최근 본 영화 중 몰입도 최고였다.
그 당시 지도자였던 고르바초프는 90년대 초 소련이 붕괴된 진짜 이유가 체르노빌 사고였을 수도 있다고 한다. 체르노빌 사고로 죽은 사람은 최소 4천명에서 9만3천명이라고 추측하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들은 사고에 관한 기록조차 제대로 남기지 않았을뿐더러 생존자를 추적 관리하지도 않았다.
사고에 대한 제대로 된 기록과 생존자들에 대한 추적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영화다.
우리도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Daum 영화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