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강화길은 사람을 깜짝 놀래게 한다. 평이한 이야기인줄 알았다가 사람을 서늘하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야기꾼이다. '음복'은 젊은 작가상에서 이미 읽었고, 다른 단편은 처음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가원'이다.
우리는 흔히 들볶는 사람을 싫어하게 마련이다. 특히 가족이라면 더욱 더,
주인공 또한 배워야 한다고, 열심히 하라고 했던 닦달했던 생활력 강한 외할머니에게는 정이 없고, 힘든 공부에 지쳐있던 주인공을 위로해줬던 생활력 없이 한량으로 한가로이 놀러다녔던 외할아버지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결국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줬던 것은 외할머니였다.
살아가는데 있어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남들이 말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강화길의 '다른 호수'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이렇게나 여성의 공포와 스릴러를 너무나 기가막히게 섞었기에, 그래서 지지하기 시작했고 언제나 그의 책을 샀다.
하지만 이제 그가 쓰는 모든 것이 새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전선에서 싸우는, 선두에서 길을 내고 있는 그이기에 언제까지나 지지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