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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도서] 악의 심장

크리스 카터 저/서효령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살인자에 의해 쓰인 살인자의 정신에 관한 일종의 심리학 연구요.” (279)

악마 유전자를 믿는다는 건, 사악하거나 극단적인 폭력성 역시 유전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뜻이야.” (393)

 

악은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런 논쟁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꾸준히 제기되는 것 같다. 그만큼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 아닐까? 평범하지만 뛰어난 두뇌를 가진, 친절한 웃음 뒤에 가려진 냉혹하고 냉정한 사람. 나는, 혹은 우리는 스쳐 지나갔지만, 그중 누군가가 이런 무서운 성향의 사람일지 누가 알까? 오랜만에 미국 작가가 쓴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다. 우리나라나 일본 소설과는 그 맛이 살짝 다르지만 두 명의 천재적인 심리학자의 심리대결이 읽을만 하다.

 

우연히 일어난 교통 사고로 차량 트렁크 안에서 잘리 머리 두 구가 발견된다. 둘 다 여성의 머리이고 용의자는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FBI에 구금된다. 용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자신은 로스앤젤레스 경찰국 형사 로버트 헌터가 아니면 입을 열지 않겠다고 말한다. 휴가를 가려던 로버트는 긴급 호출을 받고 콴티코의 FBI 아카데미로 간다. 용의자는 로버트와 함께 대학을 다닌 친구이자 범죄심리학도로서 라이벌이었던 루시엔 폴터. 루시엔은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모든 것을 말할 테니 진실을 밝혀달라는 루시엔. 루시엔은 범인이 아닐까? 그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일까?

 

누구보다 친구의 성향을 잘 아는 두 사람. 그들의 심리 싸움이 사뭇 재미있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간으로 태어나 같은 인간을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는지. 살인자에 의해 쓰인 살인자의 심리학 보고서. 강도를 높여야만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잔인한 사이코패스. 아니 악마. 범인을 잡으려는 사람은 악마의 정신세계를 알고 싶고, 악마 혹은 괴물이라 불리는 이들은 평범한 사람의 정신세계가 알고 싶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괴물의 마음을 알고 싶어 실제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라니. 결국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범죄심리학의 한 획을 긋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건 핑계고 사람을 죽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일까?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온몸이, 마음이, 가만있지 못하는 괴물이 되어 버린 사람.

 

이런 살인자의 정신세계가 보고서로 나오면 괴물이 된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까? 누구보다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친구의 다른 면. 거짓말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 거짓말 탐지기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 상대의 심리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는 사람. 좋은 머리로 누군가는 형사가 되어 범인을 잡고 누군가는 괴물이 되어 사람을 죽이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모습이라니. 결코, 현실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오랜 시간 친구였지만 그가 사악하고 무서운 악마였음을 로버트는 알지 못했으니.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 공감하면서도 공감하는 것이 슬프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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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매니짱

    살인자의 정신세계....생각만으로도 끔직해지네요.

    2022.06.09 21:0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끔찍해요. 이 사람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요

      2022.06.14 09:12
  • 스타블로거 ne518


    소설에 나온 거지만, 범죄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다 사람을 죽인 소설도 생각나네요 사람을 죽이는 사람 마음은 알기 어려울 듯합니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머리도 좋아서 다른 사람을 잘 속이기도 하는군요 그런 사람은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도 하니...


    희선

    2022.06.10 04:0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정신상태더라구요

      2022.06.14 09:12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자신이 우월하다는 걸 친구인 형사를 통해 증명해 보라고 느물거린 거군요. 넌 절대 내가 범인이라는 걸 밝히지 못해 그런 심리로.

    성향은 타고 난다고 봅니다. 다만, 나쁜 성향을 가졌어도 잘 만나진 인간 관계면 나뻐지지는 않겠다 싶어요.

    2022.06.13 21:1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자신이 형사 친구보다 우월하다는 걸 그걸 계속 어필해요.
      그래서 살인자가 더 잔인하고 짜증났어요.
      이런 인물이 곁에 있다면 무서울 것 같아요

      2022.06.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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