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혹은 창의력.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는지다. 세상에는 진짜 청부 살인자가 있을까? 다양한 코드를 지닌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누군가를 죽이거나, 청소해주는 사람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주인공 정지안. 나(지안)는 삼촌(정진만)과 둘이서 산다. 삼촌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조언하며 나를 훈련시켰다. 이런 삼촌이 어느 날 집을 에워 산 동산에 창고를 짓기 시작한다. 그리고 삼촌은 잡화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어 생계를 꾸리겠다고 말한다. 대학에 입학한 후 삼촌과 떨어져 살던 나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삼촌이 자살했다는 것. 삼촌의 영정사진을 구하려고 옛집으로 향하던 중 삼촌의 핸드폰으로 돈이 입금되었다는 문자를 받는다. 삼촌의 통장에 남겨진 8억이라는 거액. 삼촌은 그동안 어떤 일을 했던 것일까? 그리고 삼촌의 쇼핑몰 창고로 쳐들어오려는 살인자들. 나는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상은 전쟁과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부모님도 안 계시고 오로지 삼촌과 함께 전쟁 같은 세상에 남겨져야 한다면? 그렇다면 강하게 자라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강하게 살 수 있을지. 살인자라는, 현실감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재미있는 소설이라니. 반전이 있어서 좋았고, 그렇고 그런 결론으로 마무리 짓지 않아서 좋았지만, 조금 더 긴 장편이었다면 더 좋았을 듯. 너무 빨리 읽어 버린 것 같아 아쉬웠다. 강지영 작가의 소설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앞으로 작가의 책이 나오면 다 읽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