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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창 탐정

[도서] 인면창 탐정

나카야마 시치리 저/문지원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은 평타 이상은 치는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책이 나오면 구매해서,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인면창 탐정’. ‘인면창’(人面瘡)이란 인체에 난 사람 얼굴 모양의 부스럼이라고 한다. 부스럼은 곪은 뒤에 구멍이 여러 개 생기는데 그 모양이 사람의 얼굴과 비슷하다고 해서 인면창이라 부른다고 한다. 동양 기담에 요괴로 등장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 그런 걸 읽은 적 없는 걸 보면 아마 일본에서 등장하는 모양이다. 이 책의 주인공 미쓰기는 자신의 어깨에 인씨라 부르는 인면창이 있다. 미쓰기가 어릴 때 생긴 상처이고 인씨는 미쓰기를 무시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건을 같이 해결해 간다.

 

미쓰기의 직업은 상속 감정사. 도시가 아닌 외딴곳, 폐쇄적인 마을 사쿠마로 감정을 하러 간다. 이곳은 가부장제와 남존여비사상이 남아 있다. 이 마을의 유지인 혼조가 총수 구라노스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혼조가의 유산 분할을 위해 감정을 해야 하는 게 미쓰기가 할 일이다. 누구도 손해 보지 않도록 유산을 살펴보던 중 미쓰기는 혼조가 소유의 산에서 가치 있는 물질이 매장된 것이 드러나고 이때를 기준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유산 감정을 미룰 수 없는 미쓰기는 가족 구성원들을 만나기 시작하고, 인씨는 미쓰기에게 다양한 미션을 부탁한다. 미쓰기는 혼조가의 어두운 비밀과 함께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네 부모님들은 고향에 누가 어떻게 살고, 그 집의 숟가락이 몇 개인지를 아는 게 정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게 너무 싫다. 다행히(?) 나는 서울 태생이고 그래서 옆집의 누가 혹은 앞집의 누가 어떻게 사는지 알지도, 알 필요도 없는 게 좋다. 어느 지역의 지주. 혹은 자산가라면 그 지역 사람들은 자산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내 가족의 먹고 삶이 그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폐쇄적인 마을의 어떤 사건은 무서운 게 아닐까? 진실이 수면 위로 떠 오를 수가 없으니까. 그들끼리 쉬쉬하면 알려지지 않을 테니까. 그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를 입고, 그 상처가 마음 안에서 켜켜이 쌓일 테니까.

 

누군가에게는 미신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맹신해야 할 기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지 모르고 행할 수 있다. 아니 잘못인 줄 알면서도 광기 어린 생각으로 행동할 수 있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건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누군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가족이라는 이름.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미치도록 싫을 수 있고, 떠나고 싶은 굴레였을지도.

 

가족의 화목. 그게 세상 제일 힘든 일임을 안다. 내가 생각하는 화목의 기준과 아이들, 아니 가족 구성원이 생각하는 화목의 기준이 다를 수 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나카야마 시치리. 다작을 하는 작가. 그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어떻게 쓰는 걸까?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 걸까?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이나 다작을 하는 작가. 다음에는 어떤 소재로 독자를 만나게 될지.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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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작은 시골 마을은 그렇게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서로 친하게 지내서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게 싫은 사람도 있겠습니다 저도 별로 안 좋아요 거기 사는 사람에서 부자나 뭔가 힘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도 겉으로 드러내면 안 된다 하고 다 숨겨주려 하겠지요 피해자는 그런 게 괴롭겠습니다


    희선

    2023.02.10 03:2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서로를 잘 안다는 게 좋을수도 있겠지만 저는 별로예요.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는 아니고요. 사람과의 관계는 언제나 거리두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2023.02.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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