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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A 살인사건

[도서] 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저/김은모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뉴스를 보다 미성년자 아이들이 다양한 사건의 중심에 있을 때, 놀라곤 한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어려서, 그 아이들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무서워서. 당당하게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아이, 촉법소년이라 착각해 자동차를 훔쳐 운전한 아이, 무인 점포에서 아무렇지 않게 절도하는 아이 등. 어째 범죄 나이는 어려지는데 범죄 내용은 왜 더 잔인하고 과격하고 무서워지는지.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추는 것만이 해법인 걸까?

 

어린 소녀가 살해되었고, 안구가 적출당하는 녹화 영상 분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다. 이 영상은 20년 전 고쿠분지 여아 살해 사건 현장을 녹화한 것으로, 범인이 안구 적출 후, 이를 피해자 부모에게 보낸 끔찍한 사건이었다. 사건보다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이 사건의 범인이 아직 중학생밖에 되지 않은 남자아이였다는 것. 범인은 소년법에 따라 소년 A’로만 보도되었고, 처벌받지 않은 채 의료 소년원에 보호조치 되었다. 20년이 지난 현재. 이 영상을 누가 판매한 것일까?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한다. 한편, 자경단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화제다. 자경단에서는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의 신상을 턴다. 자경단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신상을 털고 욕하며 악인을 공개재판하며 처벌한다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자경단은 소년 A’를 다음 타깃으로 정하고 신상을 털지만,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이 드러나는데..

 

의료 소년원에서의 3년으로 자신은 충분히 죗값을 받았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만약 법이, 우리 사회가, 가해자에 대한 죗값을 제대로 구형했다면, 억울함이 덜할까? 살면서 늘 가해자가 될 수 없고, 늘 피해자도 될 수 없다. 사소한 사건으로 우리는 매일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큰 사건만이 피해자, 가해자는 아니니까. 일상에서 사사로운 관계 속. 누군가의 말이 나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그래서 피해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는 그걸 신경조차 쓰지 않을 수 있다. 이런 크고 작은 상처들은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지만, 누군가를 죽이는 행위는 사과 한마디로 위로되거나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 자식을 잃을 부모라면 더더욱. 내 아이는 죽었는데 가해자는 촉법소년이라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아마 돌아버릴 것 같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것이고, 사는 게 죽는 것보다 고통스럽지 않을까?

 

어리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다? 처벌받지 않는 걸 알기에 반복되고 강도가 강해지는 것일까? 가해자도 문제지만, 익명을 가장한 자경단의 행동도 잘 모르겠다. ‘악한 자의 신상을 터는 것이 정의인 걸까?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3자가 그들을 심판할 자격은 있는 것일까? 나는 댓글을 다는 것이 무섭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기분 나빠질 수 있으니까. 나도 잘살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 잘했으니 못했느니 할 수 있을까?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도 잘하는 일은 아니니까. 자신이 한 일을 반성한다고 해서 살인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자신은 충분히 반성했고, 죗값을 치렀다고 말해도 피해자나 그 가족들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어렵다. 피해자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사는 것일 테고, 가해자는 자신이 한 짓이 있으니 조용히 평범하고 살고 싶을 테니.

 

이런 사건.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흉악한 범죄 나이가 어려진다고 하니, 씁쓸할 뿐이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공부도 좋고 돈도 좋지만, 삶에 대해 아이들과 충분히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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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요즘 현실 같아요, 책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중학생이 동급생을 성범죄로 어쩌고...아이들도 덜 낳는데 청소년들은 일부라 하더라도 학폭이니 어쩌니...너무 걱정인 현실이죠.

    2023.03.17 21:2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어쩌면 현실이 더 무섭기도. 왜 이런 사건들이 사라지지 않고 더 많이 일어나는지.. 정말 걱정인 현실이죠

      2023.03.20 09:16
  • 스타블로거 ne518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 나이가 자꾸 내려 가는 것 같네요 여기에서는 정말 끔찍한 짓을 했군요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 건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릴 때부터 생각하면 좋을 텐데...


    희선

    2023.03.19 00:1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어리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더욱.. 당당하게 범죄를 저지르지요.

      2023.03.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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