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화 (이형기)
가야 할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어제 대공원을 다녀오고 오늘 비가 조금씩 내린다.
많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이 비가 그치면.... 흐드러졌던 벚꽃은 또 그렇게 눈물 흘릴 것이다.
이 비가 자양분이 되어 이제 봄꽃들은 더욱 활짝 자신의 모습을 뽐낼것이고
우리는 그런 꽃을 사랑할게 될 것이다.
어제......
이시를 읽었는데 마음에 쏙 들어왔다.
내가 좋아하는 서시(윤동주), 님의 침묵(한용운), 동천(서정주), 섬진강 1(김용택)등...
1편에 이어 한국 대표시인들이 추천한 100편의 시.... 다 좋지만
어제는 이 시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어린시절 학교에서 백일장을 하면 일단 독후감은 어렵고 힘들다는 이유로
겁 없이 동시를 쓴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몰라도 너무 몰랐던 시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를 쓰라고 하면 아마도...
독후감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함축된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해석하고
고민하다가 시라는 것에 흥미가 떨어진 것은 아닌지.. 내 나름대로 반성해 본다.
그냥 가슴으로 마음으로, 내 마음대로 느낀다면 그게 시를 즐기는 작은 습관이 될까?
시간이 흘러 2편의 시집을 다시 읽게 될 때
그때는 다른 시가 나의 마음을 움직일지도 모른다.
시는 읽고 있는 그 당시 나의 마음을 함축적으로 나타낼때 감동이 오는 거니까....
이 시집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