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리를 하다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시집이 꽤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중.. 눈에 확 띄는게 있다.
1987년 3월 25일... 초판 인쇄가 시작된 이래 내가 가지고 있는 시집이...
1987년 12월 10일 45쇄이니까....
그 당시 이 시집의 인기는 굉장했다는 것다.
홀로서기 책을 검색하니... 내가 가진 1987년 홀로서기는 없다.
그 당시 "청하"라는 출판사에서 인쇄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그 시집으로는 검색이 안된다.
홀로서기
----------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모두 7연으로 구성되어 있던 이 홀로서기는
정말 인기가 많았었다.
많은 연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많은 연인들의 눈가를 눈물 흐르게 했고
많은 연인들의 이별을, 만남을... 서글프게도 했다.
이 시 이후로 홀로서기 시리즈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제일 좋았던 시는.... 처음에 나왔던 바로 이 시다...
나는... 여전히 홀로선 나로 있는 것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누군가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은 아닌지...
87년 시집이라 종이는 누렇게 떴고, 군데 군데 얼룩이 져서 깔끔하지 않지만
시집을 펼치면서 나는 묘한 종이 내음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꿈꾸게 한다.
나의 첫사랑...
잘 살고 있지? 그때.. 고맙고, 미안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