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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차일드

[도서] 몬스터 차일드

이재문 글/김지인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너희들, 내가 MCS라는 걸 알고 난 뒤에도 지금처럼 다정하게 대해 줄 수 있어? (p.37)


하늬와 산들은 몸이 털로 뒤덮이며 덩치가 커지는 '뮤턴트 캔서로스 신드롬(Mutant Cancerous Syndrome)'을 겪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MCS를 겪는 이들을 향한 핍박과 가짜 뉴스는 세계에 범람하고 있어, 두 남매는 치료도 받을 겸 부모님과 함께 시골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하늬는 자신이 MCS임을 숨기지 않는 같은 반 연우를 알게 되고, 이제껏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약을 먹으며 버텼던 하늬의 일상은 연우를 계기로 변화합니다. 차별과 멸시, 심지어는 누명까지 씌워지는 연우의 모습을 보며 하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합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몬스터 차일드>입니다. 처음에는 표지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나와서 자연스럽게 손이 갔던 것도 있었습니다만, 막상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단순히 표지만 예쁜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되고 있는 소재나 이야기 전개가 특출난 부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하여 그 평범함을 '단아한' 아름다움으로 바꿔버립니다. 자칫 평범하고 심심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던 이 작품은 그러한 단아함을 기반으로 어린이도 어른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명작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주인공 하늬는 '정상적으로' 살고 싶은 인물입니다. 이미 자신이 MCS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마다 같은 반 아이들로부터 멸시와 공포의 눈초리를 받아왔죠. 자신의 변이를 직접 눈으로 보려 하지 않으며, 약으로 변이를 억제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런 주인공이 시골 학교에서 연우라는 또 다른 MCS를 만나고, 연우가 겪는 차별과 핍박을 목격합니다만, 그것을 도우면서도 자신이 연우를 계속 도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기존의 동화들이 아이들을 메시지 전달의 수단으로 삼느라고 내면의 갈등을 무시해버린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또한 작중에서 하늬가 "부모라면 어떤 모습으로든 자식을 사랑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연우가 그 말을 무조건적으로 동의하지 않고 한번 부정합니다. 두 등장인물의 서로 다른 생각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은 무조건적으로 교훈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게다가 작중에서 질병과 장애를 다루는 방식은 결코 일차원적이지 않습니다. MCS에 걸린 아이들이 실제로 가축을 해치는 경우가 작중에도 등장한 바 있어, 작가가 어느 한 방향으로만 MCS를 다루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단지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 그리고 과장된 뉴스와 이유 없는 차별을 바라보면서 현실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질병과 장애를 작품의 것과 겹쳐서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 또한 지금까지 자신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한 번에 뒤집어지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사회적인 시선이 얼마나 잔인한 것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결말 부분에서 약간 힘이 빠진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만, 빈틈없는 배경 설정과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재치에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럼에도 그러한 애정을 직접적으로 표면에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으로 그것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탁월한 동화책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최근 읽어본 동화책 중에는 가장 동화다운 동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지금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니까(p.210). 작품 해설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문장입니다. 아이들은 조용하고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이기적인 동화책에서 우리나라 동화책이 얼마나 발전해왔는지, 또 동화책을 만드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다루는 법을 어떻게 터득해나갔는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서재에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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