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블로그 - 내 삶의 쉼표

포스트 F.스콧 피츠제럴드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일괄적으로 조망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어리석은 기획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일관된 지점이나 혹은 통일된 영역으로 집합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변화무쌍한 인간사의 반영이기 때문일 테지요. 1920~30년대 재즈(Jazz)시대를 상징하는 소설가 ‘F.스콧 피츠제럴드’의 장편과 단편소설 등 대표작들과 몇몇 에세이, 그리고 출판인, 작가들과의 서신, 아내 젤더와 딸 스코티에게 보내는 편지로 엮인 이 우아한 판본 『디 에센셜 F.스콧 피츠제럴드』은 그러함에도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친...

2023.09.20 공감 횟수 11 댓글 수 2

포스트 홍길동이 풍기는 욕망의 악취

<변신의 위상학 - 전우치전과 홍길동전, 정치와 통치에 대해서>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이진경이 쓴 한국 고전 소설들에 자리를 할당한 척도를 깨려고 시도한, 그 틀을 직조하는 의미와 가치의 격자를 찢고자 한 “다르게 사고하고 다르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파격(破格)의 고전』을 읽어나가다 ‘변신의 위상학’을 설명하는 <전우치전>과 <홍길동전>에서 잠시 읽기를 멈추고 소회를 남겨두기로 했다. 이 충동은 홍길동이라는 인물의 변신술이 목적하는 바...

2023.09.08 공감 횟수 11 댓글 수 2

포스트 재고할 수 없는 결심은 가장 나쁜 결심이다!

몽테뉴의 『에세(Les Essais)』, 「우리 행동의 변덕스러움에 관하여」를 읽으며 【민음북클럽 『에세』 스페셜북】 가장 흔하고 명백한 악덕에 대해 B.C. 1세기의 시리아 출신 그리스 희극작가인 푸블리우스는 “재고(再考)할 수 없는 결심은 가장 나쁜 결심이다.”라고 변덕스러운 인간의 본질을 되돌아 볼 것을 주문했으며, B.C. 4세기의 그리스 정치가인 데모스테네스는 “모든 덕의 시작은 반성과 숙고이며, 그 끝과 완성은 확고부동이다.”라 말했다고 몽테뉴는 그의 생애 저술인 『에세(Le...

2023.08.08 공감 횟수 10 댓글 수 0

포스트 스터디 위드 X - 학교괴담 앤솔로지

※ 이글은 출판사 창비 출간 예정인 이유리 작가외 5인의 학교괴담 앤솔로지인 『스터디 위드 X』가제본에 대한 감상글입니다. 다섯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수능 출제방침에 혼선을 야기하는 무책임한 권력의 목소리로 가뜩이나 지치게 만드는 폭염 더위가 어린 학생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즈음이다. 경쟁에 내몰리고, 주변에서 가해지는 각양의 압박, 그리고 알록달록 널린 유혹을 인내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환경이 에워싸고 있다. 지친 심신에 휴식을 줄 시간조차 없는 청소년 학생들이 이 소설선집을 읽어...

2023.06.25 공감 횟수 10 댓글 수 0

포스트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들(2)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들(2) - 「지빠귀」, 『생전 유고』에 대해서 아래 글은 북인더갭 번역판본 『사랑의 완성』에 대한 두 번째 감상으로, 무질의 『생전의 유고(Nachlass zu Lebzeiten)』 에 대한 것이다. 책은 이 중 단편소설 「지빠귀 (Die Amsel)」를 별개로 첫 번째 수록하고, 나머지 산문 중 15편을 「생전의 유고」로 분류하고 있다. “문학은 삶의 개념을 파악하고자하는 학문과 달리 삶을 무한한 미지의 현상 자체로서 이해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

2023.06.01 공감 횟수 8 댓글 수 0

포스트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들(1)

로베르트 무질 (1) - 「사랑의 완성」과 「세 여인」에 대해 이 글은 북인더갭이 출간한 로베르트 무질의 작품집인 『사랑의 완성』을 저본으로 하여 두 차례에 나눠 기술하는 감상이다. 나누어 기술하는 것은 무질이 생전 의도하여 출간했던 의지에 따름이기도 하고, 감상자 역량의 한계이기도 하다. 우선 「사랑의 완성」과 「세 여인」에 대한 감상을, 그리고 두 번째에 『생전의 유고』에 실렸던 「지빠귀」를 비롯한 15편의 단편들에 대한 리뷰로 ...

2023.05.30 공감 횟수 6 댓글 수 0

포스트 라쇼몬(羅生門)을 읽으며

라쇼몬(羅生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作 - 일본 집단정신의 기회주의와 모호성을 읽는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여덟 편의 단편으로 편집된 선집이다.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1951년 영화 《라쇼몬》으로 원작이 서구세계에 알려진 영향과 함께, 그의 이름으로 시상되는 문학상처럼 일본 자국 내에서 소설가로서 명망이야 그들의 이해에 터 잡은 것이고, 작품의 해석에 따르는 평가는 결코 이들과 같은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구로사와의 영화는...

2023.05.08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신비주의 문학이란? 저항의 글쓰기

<신비주의 문학의 이해 - 박호진, 박종욱, 민원정 외 共著> - 신비주의 문학이 요구되는 시대, 읽기의 풍요를 위한 긴요한 참고문헌 28년 전에 써진 글들이지만 현재적이다. 15세기를 전후한 바로크 시대로 불리는 스페인의 신비주의 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글인데, 이 책 『신비주의 문학의 이해』를 찾아 읽게 된 이유는 이 세계를 인간의 언어로 묘사하는 데 거듭 실패하는, 그 불가능성에 도전하는 글쓰기의 궁극의 방법론으로써 비의(秘意)에 천착할 수밖에 없었던 작...

2023.04.29 공감 횟수 5 댓글 수 0

포스트 카프카를 읽어야 하는 시절이다

카프카 탄생 140주년에 즈음하여, - 이 포스트 글은 '카프카 탄생 140주년을 기념하여 민음사가 특별 간행한 2023.4 출간본'을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책은 우리를 아주 고통스럽게 하는 불행처럼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책이라네.”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쓴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 中에서 카프카의 작품집은 많은 독자들이 여러 권 소장중일 것이다. 이 편집본은 조금은 새로운 면모를 하고 있는데, 카프카...

2023.04.14 공감 횟수 8 댓글 수 0

포스트 민주주의 바이마르는 왜 소멸했나

“적법함을 강조하며 현실을 호도하는 옹호자들이 여전히 주장하는 것처럼 의회 다수당의 책임자로서가 아니라 헌법의 권위주의적인 허점을 이용해 ..., 취임 즉시 자신이 수호하겠다고 서약한 헌법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그 형식적인 합법적 서약을 그는 자신이 적법하고 성공적인 정책의 상징이자 종말로 간주했다. 곧 실질적인 권력 장악이 시작되었다. 이제 적법성이라는 전략은 ....짧은 시간 내에 정치적, 사회적, 지적인 모든 방어수단과 반발세력을 능가하고, 제거하거나 통제할 특수권력 장악 방편을 만...

2022.11.19 공감 횟수 4 댓글 수 4

포스트 위화의 신작 장편 소설 '원청(文城)'

※ 본 리뷰 글은 ‘푸른숲 출판사’ 에서 제공한 중국 중견 작가 위화의 소설 『원청』 가제본 도서의 지원에 의해 작성된 것임을 밝혀둡니다. 또한 소설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니 이 점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소설은 청나라의 쇠망(衰亡)과 더불어 그치지 않는 전란(戰亂)과, 토비(土匪)와 패잔병들의 민초를 향한 살인과 방화, 약탈, 강간이 기승을 부리던 20세기 초엽을 배경으로 하여, 명멸하는 인간들의 시린 삶을 쫓으며, 그네들을 살아가게 하는, 또는 목숨까지 바치게 하는 의미란 무엇인지를 한 인간의 온...

2022.11.14 공감 횟수 9 댓글 수 0

포스트 생존유지 장치로서의 면역계, 독보적 대중과학 역작!

이 글은 과학의 대중적 저술가이자 유튜브 최대 과학채널 쿠르츠게작트의 설립자인 '필리프 데트머'가 저술한 『Immune(면역)』의 리뷰로서 도서출판 사이언스북스에서 제공한 가제본 도서를 기초로 쓰여졌습니다. 이 책은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이 되어 5억년 이상 시간을 누적하며 진화시켜온 대략 40조 개의 세포가 유기적 상호작용으로 축조된 인간 신체의 생존 유지 장치인 ‘면역계’의 정교하고 기발한 시스템을 대중적 언어로 지펴낸, 자기 앎에 대한 탁월한 저술임을 ...

2022.09.15 공감 횟수 3 댓글 수 1

포스트 명령과 복종하는 인간에 대해서

요즘 사람들의 생각에는 명령이란 것에 대해 어떤 숙명적인 굴종의 정신이 보입니다.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수행하는 행위자는 그 명령의 선악과 관련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 어떠한 관련성도 없는 별개의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수행 행위와 행위자를 구분할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이러한 텅 빈 자아, 진정한 사유가 불가능한 이들의 개념 없음과 망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선 한국사회에는 이와 관련한 아주 뚜렷한 오래되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쿠데...

2022.07.05 공감 횟수 4 댓글 수 0

포스트 크소사(Xosas)족의 자멸 - 군중의 몽매성

크소사(Xosas)족의 자멸 - 군중의 맹목적 광신과 권력의 본성에 대해 인류의 위대한 정신, ‘엘리아스 카네티’가 쓴 『군중과 권력』은 군중의 물리학, 권력의 정신분석에 대한 독보적인 역작이다. 이 책의 한 장(章)인 「군중의 역사」에는 1856년에서 1857년에 발생한 남아프리카의 한 부족 전체가 최면에 걸린 듯 자멸을 향했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이 이야기가 내게 준 강인한 암시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실과 너무도 닮아있는 낯익은 광경이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2022.07.01 공감 횟수 2 댓글 수 2

예스24 블로그

필리아는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