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작가 피정

[eBook] 작가 피정

노시내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해외살이 경험을 통해 같이 아는 것들이 등장해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기도 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마지막의 작가의 말과 그 특유의 '연상기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방식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았던 경험과 느낌에 관한 기억을 엮어보라는 큰 틀만 제시받았다. 반갑고 고마웠으나 처음에는 기억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그것을 잘 풀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잊은 일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면 으레 단골로 늘어놓는 몇 가지 한정된 경험담이 있다. 겪은 일 가운데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명확하게 남은 것들이 중심이 된다. 그렇게 반복 재생된 일화들이 고정 레퍼토리로 굳어지고, 결국 기억에서 불균형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해 버린다. 나머지는 갈수록 희미해진다. 큼직하게 자리 잡은 녀석들을 피해,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결이 잔잔하고 촘촘한 추억들을 다시 뒤져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 현재의 이야기에 과거의 이야기를 섞어 엮기 위해서 연상 작용에 의존했다. 오늘 겪은 일을 기록하는 작업, 즉 현재를 기반으로 하는 작업을 통해 자유로운 연상을 시도하는 것이 뇌의 구석구석에 받힌 옛 기억을 재발굴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어느덧 뇌에 폭풍이 일었다.

<<작가 피정>>, 노시내

 

남의 신변잡기를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가도 이런 구절 하나에서 무릎을 탁 치고, 끝까지 읽기를 잘 했구나 생각하게 된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