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면 나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아무리 이러이러하다라고 설명해도 상대방은 휙하니 흘려듣거나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듣는 것이다. 말귀를 못 알아먹는 직원을 '만나는' 건 짜증이 난다. 하지만 '된다는'건 더 최악이다. 당신이 일에 프라이드가 높은 사람이고 자신의 소통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더욱 더.
이 책의 대부분은 사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워낙 다양한 어젠다를 가진 수 백명의 사람들과 매일같이 소통해야하는 경험에서 터득하게 된 거지만 그래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작장생활에서 쓰기 좋은 치트키들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정리되어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상사에게도 부하직원에게도 정확하게 말하라는 것이었다. 상사든 부하든 어차피 내 생각과 의도는 모른다. 내가 얘기해주지 않는 이상.
그리고 친절하라는 태도 부분도. 신입친구가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 차갑고 드센 표현을 하는 것 만큼, 높은 직급의 사람도 꽤 흔히 그런 태도를 보인다. 갑질이니 그런 포인트를 떠나 '아 더 잘 아니 저렇게 구는구나'하는 당신의 의도보다는 '뭘 모르니 저렇게 무례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 더 문제다. 그러니 친절하게 얘기해라. 그런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또 약간의 스윗함으로 생각보다 본인이 원하는 걸 더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다. 어차피 당신이 말을 거는 것은 업무상 무언가 필요하기 때문 아닌가.덤으로 당신의 평판도 좋아진다. 직장에서 험한 말 쓰는 사람은 많아도 따뜻한 말을 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아 추가로, 이 책이 얘기하는 화법이 통한다면 당신은 적어도 꽤 괜찮게 평가받고 꽤 평범한 사람들과 일하는 걸 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상대에게 명료하게 말을하고 상대의 니즈에 입각해서 의견을 개진한다고 해도, 내가 이미 그 사람에게 불구대천의 원수나 악당같은 존재라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럴 때는 그냥 미련없이 떠나거나 다른 이를 대변인으로 써라.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상대방은 지랄로 받아들일 것 이고 당신에게 악의로 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니 괜한 데 힘 빼지 말고 스스로의 힘을 키워라. 때로는 강력함 그 자체가 가장 좋은 전략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