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캐나다를 대표하는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 이야기에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의 콜라보레이션의 그림책.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곁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버지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상처를 자연과 함께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아름다운 이야기. 이처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는 성장의 이야기이자 치유의 이야기이다. 오랜만에 그림책으로 감동하고 어느 순간 나도 위로받으며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나를 둘러싼 소리와 눈에 보이는 사물들의 이름을 읊어보지만
학교에 가면 친구들 앞에서 말할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맨 뒷자리고 가지만
나를 데리러 온 아버지는 내 표정을 보고 발표를 했다는 걸 짐작하고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강가로 데리고 간다.
강을 바라보면서 발표 시간이 떠올라 슬퍼하는 나에게 아버지는 말한다.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치고 굽이치다가 부딪히는 강물을 보며
책을 천천히 몇 번이고 음미하며 반복해서 읽는데 매번 코끝이 찡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단 몇 줄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의미들은 흐르는 강물처럼 내 마음 속으로 고요히 흘러들었다. 주변에 이런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의 가족을 알고 그들의 단란한 모습에 평소 느끼는 바가 많았기에 이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가 상처를 받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이 아버지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인가를 되돌아 보게 된다. 상처 없는 인생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상처를 씻어낼 수 있도록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 방법으로 이끈 이 아버지처럼 현명하고 인자한 부모 혹은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힘들때마다 다시 강물을 생각하는 아이의 손을 꼭 잡아 주고 싶다. 흐르는 강물처럼 앞으로도 멈추지 말고 흘러가기를. 이 세상에 아픔 없는 아이들은 없을지라도 그 아픔을 이겨내는 지혜는 모두가 가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