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산업 사회에서 꿈의 판매를 담당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꿈을 제작, 판매, AS까지 해결하는 곳은 이곳은 환상과 현실이 만나는 장소이다. 1편의 달라구트 꿈백화점의 신입사원이었던 페니가 입사 2년 차가 되어 꿈 산업 종사자로서 본격적인 활약을 펼친다. 1편보다 더 큰 스케일과 세분화된 이야기로 여행을 떠나보았다.
페니는 새해의 목표를 단골손님을 한 분이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다. 입사 2년 차에 주어지는 컴퍼니 구역의 출입증을 받은 페니는 컴퍼니 구역의 출근 열차도 타보고 불만을 처리하는 민원관리국과 꿈을 만드는 재료들을 판매하는 테스트 센터에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불만 단계 중 가장 높은 3단계 민원 중 하나인 792번 단골손님의 민원이 페니에게 맡겨진다. 이 민원은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 였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페니는 꿈 제작자 와와 슬립랜드와 킥 슬럼버에게 도움을 요청해 민원을 해결한다. 6년 전부터 시작된 시력 상실로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를 봐주지 않고 오로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만을 보는 것 같아 힘들어하는 792번 손님은 열대우림의 선명하고 다양하게 보이던 꿈마저 근래에는 꿔지지 않아 꿈마저 빼앗기는 것 같아 민원을 신청한 것이다. 열대우림을 제작한 와와 슬립랜드와 선천적으로 한쪽 다리의 장애를 갖고 태어난 킥 슬럼버는 그에게 자신의 충분히 누군가에겐 희망을 주고 있으며 타인의 시선이나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자신 마음을 보고 자기 전에 아무 걱정 없이 눈을 감고 편하게 있기를 권한다.
“모든 힘은 제가 가진 행복에서 나오고, 의욕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열망에서 나와요. 저는 이곳에서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의 희망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기쁜 일이죠. 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은 대부분 그저 내가 행복하기 위함이에요.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기 위해 평생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처음 만든 꿈도 마찬가지예요. 그 꿈은 해안에서 멀어지는 범고래의 시점으로 진행돼요. 그건 저 자신을 나타낸 거였어요.” (P.101)
좋은 꿈의 세 가지 조건. 첫째, 회수할 수 있는 꿈값이 있을 것. 즉 감정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 둘째, 다시 봐도 좋은 영화처럼 다시 꿰도 의미가 있을 것! 셋째, 꿈꾸는 사람 개개인을 위한 맞춤 형태일 것! 이 모든 걸 완벽하게 만족하는 단 하나의 꿈은 추억이다. 달러구트는 손님들을 위해 추억을 테마로 한 ‘파자마 파티’를 열어 개개인들이 가진 추억을 꿈속에서 마음껏 즐기도록 한다. 이 파자마 파티와 관련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연은 지하에 있는 녹틸루카의 세탁소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시간의 신의 두 번째 제자의 후손이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하던 페니는 이곳에서 그 후손인 아틀라스를 만나게 된다. 이 아틀라스 동굴에는 사람들의 추억으로 만들어진 원석들이 동굴 벽에 박혀서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추억들이 내뿜는 빛으로 빨래를 말리면 순식간에 빨랫감이 보송하게 말랐다. 또한 녹틸루카들이 무기력에 빠진 손님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면 이 추억의 불빛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었다.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뿐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
(중략)
“작은 계기만 있으면 된답니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잠깐 바깥을 산책하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행동으로 기분이 나아질 때가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추억'을 테마로 한 꿈을 통해서 손님의 기분이 한결 나아질 수 있을 것 같군요. 자, 속는 셈 치고 파자마 파티에 와주시겠습니까?" (p.246~247)
1편이 꿈의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였다면 2편은 꿈의 제작과정과 제작자들의 고충 그리고 꿈 산업 종사자들에게도 다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더 알아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1편이 좀 더 재미있었다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내려보며 올해가 가기 전 마음이 따뜻해지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만나게 되어 기쁜 마음에 미소를 지어본다. 열정과 호기심이 넘치는 페기와 함께 꿈의 이모저모를 알아가는 비밀탐험대가 된 듯한 이 여행 속엔 인생의 이치가 담겨 있었다. 언제나 행복한 날만 있는 것이 아니며 지치고 힘든 날이 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지치고 힘든 날들이 있을지라도 그것에 잠식되지 말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말한다. 과거, 현재, 미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꿈 산업 종사자들이 그곳에 변함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는 것처럼 나의 자리에서 나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야겠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단다. 세 제자가 세 명의 각기 다른 사람이 아니라 시절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세 가지 모습이 아닐까 하고 태어난 그 순간부터 '내 시간이 오롯이 존재하기에 시간의 신은 나 자신이다.'라고 생각하면 내가 나인 게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니?"
(중략)
"손님들도 우리도 전부 마찬가지야.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때가 있고, 과거에 연연하게 될 때가 있고, 앞만 보며 달려나갈 때도 있지. 다들 그런 때가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기다려야 한단다. 사람들이 지금 당장 꿈을 꾸러 오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꿈이 필요할 때가 생기기 마련이거든." (p.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