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어리석은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p.19)
토니 호프밀러 소위는 지역의 유지인 케케스팔바의 다리가 불구인 에디트에게 춤을 신청하는 크나큰 실례를 범한다. 그는 이를 사과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음에 나름 우쭐한 마음을 가진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호프밀러에게도 에디트의 가족에게도 큰 감정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게 되는 큰 변화가 된다.
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 (p.17)
연민이라는 것은 양날을 가졌답니다. 연민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손을 떼고, 특히 마음을 떼야 합니다. 연민은 모르핀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치료도 되지만 그 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제때 중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p.235)
내가 느끼기에 호프밀러가 에디트에게 느끼는 감정이 연민으로 시작되었다 치더라도 결국 이 감정은 사랑으로 물들었다. 호프밀러는 사랑을 인정하기에는 타인들의 시선을 더 크게 의식했기에 결국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초조한 마음에서 파생된 연민, 불안, 자비심, 우쭐함, 죄책감, 두려움, 분노, 사랑 등 감정의 끝을 확인하기 전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겨 있다. 또한, 작가가 사라예보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가장 절묘한 순간에 사용했다는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민이든 사랑이든 우리는 우리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