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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도서]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강명순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오래전 영화로 봤던 향수를 드디어 책으로 만났다.

 

자신이 이를 악물고 그토록 끈질기게 생에 집착해 온 이유가 분명해졌다. 그는 향기의 창조자가 되어야 했다. 그것도 그저 그런 정도가 아니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향수 제조인이. (p.73)

 

18세기 프랑스 왕국의 악취가 가장 심했던 곳에서 태어나고 버려진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는 뛰어난 후각으로 누구도 만들 수 없었던 향기를 제작할 수 있는 천재성을 가진 인물이다. 그를 낳은 엄마로부터 버림받음에서 시작해 그 누구도 그르누이를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았고 그 누구에게도 인간이 가진 도덕적 개념을 배울 수 없었다. 자기의 체취를 가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그림자 취급을 받던 그는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했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이 세상을 후각으로 배우고 홀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했다. 결국 그의 천재성은 사람의 마음을 조정할 수 있는 지상 최고의 향수를 얻기 위한 맹목적인 집념으로 스물다섯 번이라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잔혹한 악마성에서 빛을 발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 즉 아주 드물지만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사람들의 냄새였다. 그 사람들이 바로 그의 제물이었다. (p.291)

 

그들이 자신들의 사랑과 바보 같은 존경심을 보여주듯이 그 역시 자신의 증오를 보여주고 싶었다. 단 한 번만, 꼭 한 번만이라도 그의 진짜 모습을 그대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유일한 감정인 증오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알고 싶었다. (p.369)

 

고등동물이라는 인간이 후각으로 지배하고 지배당할 수 있다는 설정은 인간의 한 없이 나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임을 보여준다. 또한 등장인물들과 주인공 그르누이의 불행한 결말은 명확한 권선징악을 그려냈다.

 

일반적으로 원작인 소설에 비하면 영화는 작품성에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데 이번 향수는 원작도 영화도 너무 좋아 경중을 가리기 힘들었다. 원작과 영화가 서로 상부상조해서 더욱 향수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그루누이의 범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그가 살인자가 되기까지의 그가 살아온 삶을 보면 비판만 할 수 없게 된다. 18세기의 프랑스 사회 그리고 한 인물의 독특한 일대기를 아주 흥미롭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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