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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이아

[도서] 갈라테이아

매들린 밀러 저/이은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킬레우스키르케의 저자 매들린 밀러는 신화 속 스치듯 지나가는 인물에게 즉, 관심 밖의 인물에게 특별한 서사를 부여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저자는 2013년 아주 짧은 소설 갈라테이아를 발표했고 이번에 번역되어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다. 갈라테이아는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피그말리온의 사랑]을 소재로 한다. 변신 이야기에서는 대사 한마디 없고 이름조차 없이 그냥 여자로 불린 갈라테이아를 현대적 여성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살아나라. 살아나라. 내 생명, 내 사랑이여. 살아나라."

나는 바로 이 순간, 이슬을 머금은 새끼 사슴처럼 눈을 떠 마치 태양처럼 나를 내려다보는 그를 보고 경외와 감사가 담긴 탄성을 조그맣게 터뜨려야 한다. 그러면 그가 나를 따먹는다. (p.19)

 

남성이 원하는 여성상에서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여성을 그려놓은 갈라테이아의 삶에서 여전히 갈 길이 먼 대등한 남녀 관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착한 여자는 남자를 만족시키는 것 말고는 존재 이유가 전혀 없다는 발상, 여성의 성적 순결에 대한 집착, '새하얀' 상앗빛 피부가 완벽하다는 통념, 여성의 현실보다 우선시되는 남성의 환상.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 중, p.53)

 

얼마 전 읽은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마지막 이야기가 피그말리온이였는데 피그말리온에 대한 또 다른 관점으로 풀어낸 갈라테이아를 읽고 저자의 관점이 너무 놀라웠다.

이야기가 너무 짧아 아쉽다. 하지만, 짧음 속에 긴 생각의 꼬리의 꼬리를 물게 된다. 작가가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의외의 인물을 통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려낼지 기대를 가득 안고 기다리는 중이다. 그리고 기다리면서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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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짧아서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으셨나보네요. 삶의미소님을 빠지게 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삶의미소님. 다가오는 추석연휴 가족분들과 함께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2023.09.26 21:2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추억책방님 추석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연휴가 길어서 내일 출근이 더 싫어지는 밤입니다 ㅎㅎ

      저자의 기발한 시선 그리고 의식이 너무 좋아서 항상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몹시 짧다는 아쉬움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3.10.03 22:50
  • 스타블로거 오후기록

    얼마전 <키르케>를 읽으며 작가의 다른 책도 봐야겠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소개해주시니 더 읽고 싶네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2023.09.27 23:5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키르케 너무 좋지요? 저 정말 반해버린 작가라 이 이야기가 너무 짧아 정말 아쉬웠어요. 작가의 다음 작품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2023.10.0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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