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문명 속 딱딱한 길을 걸으며 딱딱딱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이 시집 한 권은
말랑말랑한 자연, 섬, 뻘을 애정하는 딱딱한 문명의 한 사람의 읊조림이다.
산업이 자연환경에 주는 영향, 생명존중과 동물권...
그 알만한 이야기들이 닌자처럼 훅 치고 들어와 깊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진득히 고요하게 말랑말랑한 힘을 이야기한다.
말랑말랑한 생살로 된 뱃길
말랑말랑한 호박의 저승길
말랑말랑한 물의 글씨 속
말랑말랑한게 무엇일까
나의 삶이 얼마나 딱딱함으로 가득 차 있었던가
사십즈음에 써내려갔다고 하는 시집에 통통튀는 생각들이 자꾸 튀어나와
반전이 있는 막장드라마 같기도 하다.
별 얘기아닌 듯, 말하듯 적혀내려간 시 속에 뼈가 있다. 힘이 있다.
일상의 이야기들로 순식간에 읽히지만 온종일 고민할 과제를 던져준다.
던져진 고민을 가만히 품어 슥 읽혀 내려간 시 구절을 되새기며 기꺼이 나도 같이 비판하고 고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