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보다 순수하고 가진것에 감사할 줄 아는 순수한 어린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한쪽에는 칼을 찬 그 아이를 우리는 어린왕자라고 불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하는 꽃에게 말을 걸고, 화산을 청소하던 그 아이는 세상이 궁굼해서 우리에게 왔습니다.
지구로 온 그 아이는 아는 것은 적었지만 그 순수함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그렇게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갔습니다. 지구에 사는 우리들은 그 아이의 소식이 궁굼했지만 그 후로 아무도 그 아이의 소식을 듯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 어린왕자는 다시 먼길을 돌아 우리곁에 왔습니다.

성경다음으로 많이 팔인 책이 어린왕자라고 한다. 그만큼 어린왕자는 전세계인 모두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줬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이다. 어린왕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단 한번이라도 어린왕자를 다 읽어봤다면 대부분이 어린왕자를 좋아할 것이다. 차이점이라고 하면 얼마나 더 좋아하고 얼마나 덜 좋아하느냐의 차이뿐일 것이다. 나는 평생 수많은 만화와 책을 접해왔지만 그중에서 내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캐릭터 2개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어린왕자와 빨간머리 앤이었다. 어린왕자는 단순히 보자면 한없이 순수함 그 자체의 캐릭터이지만 알면 알수록 인생의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는 인생의 스승같은 그런 존재였다. 각각의 별들을 여행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들과, B612의 장미와 지구의 장미들과 나눴던 대화들, 그리고 여우와 나눴던 대화들은 사랑에 대해, 우정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라볼 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유연성을 뱀의 그림과 우리 속의 양의 그림들을 통하여 너무도 쉽고 명확히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처음 '어린왕자의 재림'이라는 책을 봤을 때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섰다. 당연히 '어린왕자의 재림'은 생텍쥐베리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처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강지톨씨의 그림이었다. 이 책의 그림은
파스텔톤의 수채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 색채가 분홍색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말 읽는 내내 핑크핑크한 느낌이 어린왕자 캐릭터와 너무 잘
맞아떨어졌다. 그림에 있어서는 원작보다 오히려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작 어린왕자의 끝이 어린왕자가 그냥 사라진 것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이 책의 처음에는 자기별로 돌아가기 위해선 몸을 가볍게 해야 한다며 일부러 뱀에게 물린 것으로 시작된다. 얼마후 깨어난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 B612로 날아서 돌아간다. 하지만 어린왕자가 도착했을 때, 장미는 벌써 힘을 잃어서 죽어가고 있었고, 바오밥나무는 너무
커져서 별을 통째로 집어 삼켜 버리고 만다.
어린왕자는 장미를 잃고 동시에 별도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다시 먼
길을 떠나게 된다. 왕과 신하의 별, 술주정뱅이의 별, 상인의 별들 많은 별을 거쳐 어린 왕자는 자신이 두고 온 여우와 조종사를 만나기 위해
다시 지구에까지 이른다.

지구에 와서는 뱀, 사막고양이 낙타 등 이번에도 다양한 동식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조종사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여우는 벌써 죽었다고 뱀이 말해주고 사라진다. 어린왕자와 조종사는 여우가 뭍인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좋았던 점은 생텍쥐베리가 직접 쓴 글은 아니지만 어느정도나마 생텍쥐베리의 향취를 맡을 수 있었던 점이다. 물론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만 생텍쥐베리처럼 인생의 진리를 너무도 쉽고 간결하게 가르쳐 주지도 못했다.그래도 이 정도만으로도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어린왕자는 아직도 잘살고 있었구나, 그리고 조종사를 다시 만나게 된 것도 소소한 기쁨을 주었다. 생텍쥐베리는 원래 어린왕자 후속편을 구상하다 세계대전으로 인한 인류의 비참한 참상과 말살된 꿈을 보며 더이상 자신이 어린왕자를 만들어 낼 수가 없었다라고 쓰여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젠 다신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볼 수는 없겠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어린왕자를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