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마블이나 DC캐릭터를 보면서 영웅 입장에서 세상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게 멋있어 보였고 영웅이 나타나서 정의를 세상에 공표하고 정의롭게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영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들이 노력이 뭉쳐져서 가족, 사회, 국가, 세계가 굴러간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고, 영웅주의 사고방식이 시시하게 느껴졌다.
<스테이트 오브 테러>도 코로나 전에 봤으면 그럭저럭 좋은 소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읽어보니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영웅주의 소설로 읽힌다. 이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사태를 보면서도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핵 공격에 벌벌 떨고 있고, 뒷배인 유럽과 미국은 이 기회를 자신들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스테이트 오브 테러>에서 보이는 세계경찰 미국은 어디 있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는 다른 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가 안 좋아짐에 따라서 다른 나라의 경제는 무시하고 자신의 나라 경제만을 위한 행위를 하는 것을 볼 때면 더욱더 그렇다. 자신의 나라를 위하는 행동은 욕할 일은 아니나, 평소에는 세계를 위하는 척하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하는 행동을 보면 미국에 대한 환상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인터넷도 발전하였고 개개인의 파워도 다른 시대와는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거리낌이 없고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수동적이었던 사회 참여는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영웅 같은 지도자나 유명 인사를 기다릴 필요 없이 모여서 대표를 선출하고 사람들의 안위를 대신 싸우게 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발현되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다양하기에 늦기도 하고 잘못된 결론에 이르기도 하겠지만 금방 회복하고 더 좋은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나 싶다.
미국 영웅주의, DC 마블의 히어로, 기득권층의 이미지 정치가 아닌 진정한 삶의 본의가 담긴 뜻이 가족, 사회, 국가, 세계에 펼쳐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