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죽은 아버지

[eBook] 죽은 아버지

도널드 바셀미 저/김선형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추천하기는 조금 어려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 책이 나빠서가 아니라 읽기에 난해해서다. 내용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녀노소 모두 읽을 만하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여러모로 남들에게 추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세계문학전집을 조금씩 계속 읽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볼 만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독서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책은 아닐 것이다. 힘든 책이다.

 

작가의 시대상 때문이었을까? 어머니의 책이 아니어서 그랬을까? 문화적인 차이 때문이었을까? 작가가 남자여서? 아빠가 남자여서? 대부분의 사회갈등은 남성 중심이라서? 하여튼 책의 대부분은 남성성 중심으로 쓰여 있다. 여성분들이 읽기에는 조금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성적인 이야기라든지 아버지와 아들 관계의 이야기라던데 살짝 아버지와 딸 사이의 이야기가 조금 나오지만 그렇게 주가 되는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은 남자분들이 더 많이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책은 여성분들이 더 많이 읽는데, 출판사도 좋아할 책이 아닐 것 같다.

 

단락 단락 읽었다가 말았다가 다시 읽었다가 다시 말았다가를 계속 반복했던 것 같다. 어쩌면 다 읽은 것이 나 스스로 대견한 일이 아니었을까? <죽은 아버지>를 읽을 때 이 책도 다른 책도 다 읽고 싶단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드라마나 음악, 영화, 애니 등등 더 쉬운 매체를 선택했고 그래서 완독하는 데 오래 걸렸다. 시작하면 웬만하면 끝까지 하는 것이 나의 신조기에 마침내 끝을 낼 수 있었다. 구멍 속으로 아버지를 넣고 불도저로 흙을 매워 버리듯 나 또한 완독함으로써 다른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얼마나 후련하고 상쾌한가! 얼마나 이 책을 머리에 지고 살았던가! 어떠한 다른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그 정도다.

 

너무 나쁘게만 말했나? 모든 책이 그렇듯 나쁜 책은 아니다. 아들로서 아버지로서, 신세계와 구세대, 진보와 보수 등등 있을 수밖에 없는 계층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어도 답이 없고 인생도 답이 없고 그냥 흘러갈 수밖에 없고 세대교체 될 수밖에 없고 반복되는 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미리 알아도 겪게 되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하나의 생태계. 흙에서 왔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멀리서 보면 뻔하디뻔한 이야기가 가까이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나고 마음대로 안 되고 끝없을 것 같고, 내 인생도 힘든데 그 인생에 관한 책을 또 읽으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렇다고 책을 읽기 전과 책을 읽은 후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어쩔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여서 일 것이다.

 

삶을 살다 보면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중에 가장 큰 어려움이 가족 간에 생기는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진정한 행운은 처음 태어날 때 얻는 것이고, 그 행운을 얻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족은 첫 관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첫 관문이 처음이자 마지막 관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싸우고 울구불구해도 해결되거나 정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내 자식에게 첫 관문이 될 것이다. 이것이 이해 된다면 그때 어른이 된 것이려나?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